한은 성장전망 2.8% → 3.0%
한경연, 2.8%로 오히려 내려
한은 국정감사서도 갑론을박
수출·내수 ‘디커플링’여파인듯

산업별 전망도 냉온 시각차 커
반도체 호황 지속될지 여부와
조선업 회생 등 현격한 대립각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1.4%의 ‘서프라이즈’ 수준의 성장률을 달성한 가운데 경기와 산업 전망을 둘러싼 ‘괴리’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수출이 전례 없는 호조를 보이는 반면, 내수 침체가 지속되는 수출-내수 간 ‘디커플링’이 고착화되고 있기 때문이란 해석이다. 체감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자칫 착시·혼란을 부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27일 정부 부처, 한국은행, 경제 연구기관들에 따르면, 한은이 지난 19일 올해 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3.0%로 0.2%포인트나 상향한 이후 성장 전망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은과 달리 한국경제연구원은 기존 2.9%에서 2.8%로 0.1%포인트 오히려 하향했다. 금리 상승, 법인세율 인상, 투자세액 공제 축소의 부정적 영향을 반영했다. 앞서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은 국정감사에서도 반도체와 정보기술(IT)을 뺀 설비투자 증가율이 마이너스이고, 민간 연구기관과의 차이가 큰 점에 대해 정확한 전망인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민간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가계부채, 부동산규제, 사회간접자본(SOC)예산 축소 편성 등 경기 제동 변수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간 연구기관들 일부도 한은의 수정 전망과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에도 불구, 10월에 최소 10%대 이상 달성이 가능한 수출 확대에 따라 성장률을 상향할 것으로 알려졌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한은 전망에 따르면, 4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떨어진다 해도 연간 성장률이 3.0%를 웃돌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별로도 반도체 경기의 지속 여부, 조선업 회생 여부를 놓고 냉온의 현격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조선업 전망에 대해 한국수출입은행은 발주 부족은 수요문제가 아닌 환경규제가 원인이며 신조선 시황 회복이 임박했다고 진단했다. 또 중국에 주목할 만한 신기술은 없다고 낙관적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SK증권은 중국이 부가가치를 지닌 마감재를 직접 생산하고 있고 고부가가치 선박까지 저가에 수주하는 등 조선업을 둘러싼 글로벌 밸류 체인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고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국회 기획재정위 김두관(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로 정반대의 전망”이라며 “한은이 향후 조선업에 대해 정확히 전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