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자들 탈원전 정책 비판
“해체산업 수익성 크게 낮아”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은 재개하되 ‘원전 축소·신재생에너지 확대’ 방향은 고수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대해 원자력공학자들은 24일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며 “우수 인력 확보도 어려워지고, 원자력 학계까지 고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 각 대학의 공학도들도 이르면 다음 주 공식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원자력공학과 교수들은 탈원전으로 입을 국가적 피해가 엄청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명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이날 “탈원전을 하면 우수한 원전 기술을 수출할 기회를 잃는 것은 물론 추후 기술 경쟁력마저 약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정부는 대신 원전 해체 기술을 육성하겠다고 강조하지만, 독일이나 영국·일본 등 해체 기술을 보유한 나라를 허겁지겁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라 시장 진입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원전 해체 기술은 수익도 건설 기술에 비해 턱없이 적다”고 강조했다.

임만성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군수산업, 우주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 가능한 우리의 원전기술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무엇보다 일할 자리가 없어진다면 원자력공학을 공부하려는 학생들도 사라지고 좋은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탈원전의 부담은 결국 시민들이 짊어져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을 모두 수급할 수 없기에 결국 값이 비싼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해야 한다”며 “독일에서 전기료가 3배 올랐던 것처럼 결국 시민들에게 비용이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전국의 공학도들은 중간고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공동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임재욱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회장은 “해체 기술은 원전이 사라지면 같이 소멸할 텐데, 이게 학문이나 기술의 한 분야로 정착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곧 학내 의견 수렴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민·이희권·김현아 기자 human8@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