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로드맵 국무회의 보고

월성1호 중단시점은 특정안해
내달 8차계획 구체내용 담길듯

정부가 24일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재개와 함께 탈(脫)원전 정책을 중단 없이 추진하기로 결정했지만, 재가동 중인 월성 1호기의 중단 시점은 특정하지 않았다. 탈원전 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은 11월 중 밝힐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날 국무조정실을 비롯한 정부 부처는 문재인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이 같은 내용의 ‘탈원전 로드맵’을 보고했다. 산업부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 안건과 함께 공론화위원회의 원전 축소 권고안을 수용해 로드맵을 설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발표한 신고리 공론화위 결과에 대한 입장 발표문에서 ‘원전 축소·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뼈대로 한 에너지전환 정책 기조엔 변함이 없다는 점을 밝혔다. 정부는 이번 로드맵에 신규 건설 예정인 원전 6기의 백지화, 2029년까지 수명이 만료되는 노후 원전 10기 수명연장 불허 등을 명기했다. 다만 문 대통령 임기 내에 추진할 수 있는 탈원전 정책의 유일한 사안인 월성 1호기의 폐로 시점은 특정하지 못했다. 폐로 시 이를 뒷받침할 대체 에너지원 논란이 따르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 지원 정책과 원전해체 연구소의 동남권 지역 설립 계획도 이번 정책에 포함됐다.

산업부는 신규 원전 6기의 건설 취소 내용을 앞으로 발표할 8차 전력수급계획에 구체화할 예정이다. 신규 원전 계획은 예산 투입 등이 이뤄지지 않았고, 허가 전이어서 8차 수급계획에서 빼면 건설 계획은 곧장 취소된다.

또 노후 원전에 해당하는 고리 2∼4호기, 월성 2∼4호기 등의 폐로도 수급계획에 담긴다. 산업부는 전체 정책 방향을 이번 로드맵에 적시할 뿐, 구체적인 시기는 추가로 정확하게 조사한 이후에 정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이번 로드맵에 문재인 정부가 임기 내 추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담기지 않아 치밀한 준비 없이 추진된 탈원전 정책 부실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탈원전 정책 자체가 실효성이 없고 선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