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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원 국감 자료’ 파장

1기 원전 수명 30년 달해
천문학적 경제손실 가능성

정부 월성1호기 중단 추진
‘섣부른 탈원전’ 우려 커져

한국수력원자력이 공개한 월성 1호기 폐로에 따른 경제적 피해 예상은 매우 구체적이다. 안전성을 담보로 재가동 중인 원전을 중단했을 경우 발생하는 공기업의 천문학적 손실이 결국 산업 전반에도 엄청난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음을 시사하고 있다. 계획성 없는 ‘탈(脫)원전’ 정책에 대한 논란 역시 한층 더 거세질 수밖에 없게 됐다.

24일 정부, 국회 등에 따르면 월성 1호기의 1차 설계수명은 1982년 11월 21일부터 2012년 11월 20일까지였다. 한수원은 전력 수요 등을 고려해 월성 1호기의 수명 연장이 필요하다는 결정을 내린 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의 심의를 거쳐 2015년 6월부터 재가동에 들어갔다. 현재 월성 1호기는 재가동 적절성을 두고 환경단체와 소송 중이다. 환경단체는 재가동 심의 절차상의 문제로 원안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소송을 떠나 사업자인 정부·한수원이 정책적 이유로 언제든 가동 중단을 결정할 수 있다. 당장 정부가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전력 수요를 낮게 산정하고 원전 필요성을 깎아내리면서 월성 1호기 가동 중단 내용을 넣으면 언제든 중단이 가능하다.

그런데도 정부가 섣불리 중단 시점을 특정하지 못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5년 가동 포기에 따른 한수원만의 경제적 피해가 약 1조5000억 원에 가깝기 때문이다.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앞으로 감당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는 비록 전망치이지만 원전 이용률이 83.3%(최근 3년간 원전 평균)라고 산정할 때 설비용량, 정지 기간, 전력판매단가 등을 고려해 나온 객관적 수치다.

정부는 지난번 신고리 5·6호기 건설 여부를 공론화에 부칠 때도 한수원과는 소통하지 않아 이 같은 기본적인 사실조차도 파악하지 못했다. 여기에 신고리 5·6호기 건설 3개월 중단에 따른 피해 발생 규모도 1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건설 준비 중인 신한울 3·4호기에 2728억 원, 천지 1·2호기에 834억 원 등이 투입된 상태다. 무책임한 탈원전 정책 드라이브가 새로운 경제적 이익 창출에 대한 비전 없이 피해만 발생시키고 있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배경이다.

정부가 신규 원전 6기의 건설을 모두 취소할 경우 포기해야 하는 경제적 이익도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원전 1기 건설 시 10년 동안 벌어들이는 전력생산 가격은 4조5000억 원 이상이다. 1기 원전 1차 수명이 30년 정도라고 가정할 때 천문학적인 이익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정부 내에서도 조급한 탈원전 정책이 초래할 경제적 손실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탈원전 정책 추진에 따른 경제적 손실에 대해 산정 작업을 하고 있다”며 “월성 1호기 중단 시점도 이 같은 손실 규모를 고려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