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치열한 토론으로 해법을”
野 “들러리 안 설 것” 거리두기

문재인 정부 들어 여야 간 협치 필요성은 역대 어느 정부 때보다 높아졌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여야정 국정협의체 구성은 17일 현재까지도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예정보다 7개월 이상 앞당겨진 갑작스러운 대통령 선거, 전례 없는 여소야대 다당체제 등에 북한 핵·미사일 위협으로 인한 최악의 안보 위기까지 겹쳤음에도 여야는 여전히 자기주장만 앞세우고 있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국정 운영 협조에 방점을 두고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잇달아 제안한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당들은 “들러리 서지 않겠다”며 철저히 거리를 두고 있다.

여야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지난 5월 10일 취임 때부터 제안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 논의는 여전히 공전 중이다. 민주당은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입법 과제들이 쌓여 있는 데다 안보 위기에도 국가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일단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위한 협상 테이블부터 마련하자는 입장이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견이 있다면 여야정 협의체 테이블에 마주 앉아 얘기하면 된다”고 역설한 게 이를 잘 보여준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여야정 협의체를 띄워 갈등을 수면 위로 드러내고 치열한 토론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들 반응은 냉랭하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우 원내대표의 제안에 대해 “(그런 식이라면 여야정 협의체는) 증세용, 부동산 대책용 임시방편이 되는 것”이라며 “여야정 협의체는 임시방편이 아닌 최고 수준의 협상 테이블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정 협의체에 정의당의 참여를 보장할지도 논쟁거리다. 한국당 고위 관계자는 “국가 현안을 논의하는 협의체에는 책임 있는 원내교섭단체들만 참여하는 게 관행”이라며 “(정의당이) 대통령 오찬에 참석하는 것과 여야정 협의체에 참여하는 것은 질적으로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은 정의당이 직접 야3당을 설득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정의당을 뺀 여야정 협의체는 중간지점을 찾지 못하고 공전만 할 것”이라며 “정부 여당은 5년 내내 야당들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