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육시스템 질적 수준
세계 75위… 中·日보다 낮아
기업서 요구하는 수준과 격차

인적 자원으로 경제 강국이 된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비해 인재 관리는 미흡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산업 현장에서 원하는 인재 능력과 대학에서 배출되는 인력의 수준 차이로 대학과 산업 현장 간 인력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인재 교육이 산업현장 요구 수준에 맞게 질적으로 향상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4일 세계경제포럼(WEF)과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교육시스템 수준이 낮아 대학 등에서 배출되는 인재와 산업 현장에서 원하는 인재 간 수준의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관에 따르면 한국 교육시스템의 질적 수준은 세계 75위로 미국(17위), 독일(13위), 일본(37위), 중국(43위) 등에 모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력에 대한 현재의 교육 및 기술 수준도 26위로 독일(2위), 미국(5위), 일본(19위)에 뒤처져 있다. 중국(85위) 정도만 한국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반적인 인재 관리도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두뇌 유출지수’는 세계 46위로, 주요 선진국인 미국(3위)과 독일(13위), 일본(35위)은 물론 중국(42위)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뇌 유출지수는 두뇌 유출이 경영에 지장을 주는 정도를 분석한 수치로, 지수가 낮을수록 인력 유출이 심해 경영에 지장을 준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이공계생들의 유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반도체 산업 관련 기업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으면서도 인력난을 겪는 원인이기도 하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오세정 국민의당 의원은 법학·의학·치의학전문대학원 입학생 전공을 분석한 결과, 이공계 전공 7733명의 학생이 특수 대학원에 진학해 매년 1500명의 이공계 학생이 전공과 관계없는 분야로 진출했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나라의 인재 유입 능력은 세계 49위로, 미국(5위), 독일(16위), 중국(23위)보다 낮았다. 일본(77위)이 우리나라보다 하위에 있었다. 다만, 교육에 대한 투자는 높은 편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교육 투자 비중은 우리나라가 5.9%로 일본(4.5%)과 독일(4.3%) 등보다 높았다.

여기에 반도체 등을 비롯한 정보기술(IT) 분야 인재들의 경우 일에 대한 만족도가 중국과 미국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의 ‘한국, Talent War 준비되었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 육성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이 세계 각국 IT 종사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IT 인재 중 일에 대한 충실감과 보람 측면에서 만족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59.8%로 나타났다. 중국(77.4%), 미국(86.2%), 일본(61.4%)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급여·보수 만족도에 대한 응답에서 한국은 47.6%로, 중국(78.8%)과 미국(89.2%)에 크게 못 미쳤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