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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부담률 18.7%→ 19.7%
세법개정영향…내년 20%상회
대기업·고소득자 실효세율도↑

법인세 ‘국제경쟁 조세’ 성격
명목세율 인하가 글로벌 추세
조세저항 가능성도 배제못해

‘이미 증세(增稅)해왔는데 또 증세….’

3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2013년 2월∼2017년 3월) 출범 직전인 2012년 말과 올 연말 사이 국세수입이 54조 원(26.6%)이나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부가 올해 세법 개정을 통해 밝힌 증세 조치가 과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 조세 부담을 나타내는 가장 포괄적 지표인 조세부담률(국세와 지방세를 더한 금액이 경상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살펴봐도 박근혜 정부가 사실상 증세 정책을 추진했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박근혜 정부 출범 직전인 2012년 18.7%에서 올해는 사상 최고치인 19.7%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세법 개정의 영향으로 내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박근혜 정부에서 우리나라 매출 상위 10대 법인이나 과세표준(과표·세금을 매기는 기준) 3억 원을 넘는 고소득자의 실효세율(조세 감면 등을 제외한 실제 세 부담률)은 모두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대기업이나 고소득자에 대한 ‘표적 증세’를 단행하면서 앞으로 대기업과 고소득자의 실효세율은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법인세는 ‘국제경쟁 조세’인데, 박근혜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도 또다시 증세가 단행되면서 한국 기업의 국제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살펴봐도 법인세 명목세율을 인하하는 나라는 많지만, 인상하는 나라는 찾기 힘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법인세는 기업이 내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여러 경제 주체들이 함께 부담한다”며 “이번에 법인세 인상 대상이 된 초(超)대기업은 글로벌 경쟁에 많이 노출돼 있기 때문에 경쟁력에 타격을 입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 교수는 “대기업에 높은 법인세율을 부과하면 투자 등 경제 활동을 수익이 적은 계열사나 해외 법인으로 넘기는 경향이 있어서 정부가 의도하는 세수 증대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드러나지 않은 증세’에 이어 문재인 정부의 ‘표적 증세’까지 겹치면서 앞으로 조세 저항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가 올해 세법 개정에서는 대기업·고소득자만을 대상으로 증세를 단행했지만, 앞으로 서민·중산층으로까지 ‘증세 전선(戰線)’을 확장할 경우 온 나라가 조세 갈등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해동·권도경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