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면세자비율 46.5%
“면세자 비율 축소, 검토가능”
김동연‘서민증세 가능성’시사

올해 세법 개정에서 대기업·고소득자를 ‘타깃(목표)’으로 한 증세가 단행됐지만, 근로소득세 면세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민·중산층의 세 부담은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올해 세법 개정이 ‘국민개세주의’(國民皆稅主義·모든 국민은 적은 액수라도 세금을 내야 한다는 원칙)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세법 개정으로 고소득자는 연간 2조5700억 원, 대기업은 3조7000억 원의 세금을 더 내야 하는 반면, 서민·중산층의 경우 세 부담이 오히려 2200억 원 감소한다.

서민·중산층의 세 부담을 줄여주는 것은 일반적인 조세 개편 방향이다. 그러나 2015년 소득 기준 근소세 면세자 비율이 46.5%(한국조세재정연구원 추정)에 달하는 상황에서 올해 세법 개정으로 근소세 면세자 비율은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도 이 같은 점을 의식해 향후 서민·중산층의 세 부담을 늘릴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 21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일반 중산층과 서민들, 중소기업에는 증세가 전혀 없다”며 “이는 5년 내내 계속될 기조”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7월 28일 ‘2017년 세법 개정안’ 사전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말씀은 원칙과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개세주의 원칙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근소세 면세자 비율 축소 문제는 자연적으로 소득이 늘어나는 계층이 있기 때문에 자동으로 축소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 구성될 조세·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칭)에서 (근소세 면세자 비율 축소 문제는) 검토 가능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근소세 면세자의 상당수가 서민·중산층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김 부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앞으로 근소세 면세자 비율을 줄이는 과정에서 서민·중산층의 세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