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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국채발행 그리스

그리스가 25일 5년물 국채를 팔아 30억 유로(약 3조9000억 원)를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스는 2014년 여름 5년물 국채를 발행한 이후 약 3년 만에 국제 채권 시장에 돌아오게 된 것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그리스 재무부는 25일 5년물 국채를 연 4.625%의 금리에 발행, 30억 유로를 조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신청 액수는 모집액의 두 배를 상회하는 65억 유로에 달했고 조달 금리 역시 지난 2014년 발행한 5년물 국채 수익률 4.95%보다 낮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유클리드 차칼로토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국영 ERT-TV와의 인터뷰에서 “중요한 것은 이번 국채 발행에 관심을 보인 투자자들의 양과 질”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국채 발행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이 수개월간 끌어온 그리스 구제금융 추가 분할금 지급방안에 지난 중순 합의함에 따라 그리스 채무 위기를 둘러싼 불안감이 해소된 직후 이뤄지는 것이다. 앞서 그리스는 2007년 복지 포퓰리즘과 공공부문의 무분별한 확대로 인해 재정적자가 급증하면서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위기에 처했다. 본래 1980년대까지 30만 명 수준이던 그리스의 공무원 수는 국가 부도위기에 달했던 2007년 약 88만 명까지 불어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복지 포퓰리즘 차원에서 이뤄진 공무원 확대는 과도한 재정지출로 이어졌고 결국 디폴트 위기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후 그리스는 유럽연합(EU) 등 국제채권단 긴축요구안을 수용하면서 2010년 5월과 2012년 2월 각각 1100억 유로와 1228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받은 데 이어 2015년에는 860억 유로의 3차 구제금융을 지원받았다. 이 과정에서 그리스는 대대적인 공무원 줄이기에 나섰지만 공공부문 노조의 강한 저항에 부딪혀 큰 사회적 혼란을 겪어야 했다. 현재는 67만 명 선을 유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1000만 명 수준인 인구수에 비해서는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유재산 매각도 대규모로 이뤄졌다.

그리스 정부는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국유재산 매각을 시도, 국내 최대 항구인 피레우스(피레에프스) 항구의 지분 67%를 중국의 해운사인 중국원양해운집단(COSCO)에 매각한 바 있다. 그리스 내 14개 지역 공항 운영권을 독일의 공항 운영회사 프라포트에 매각했다. 이런 긴 진통을 겪은 그리스가 이번에 채권 시장 복귀에서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둠으로써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계획대로 내년에 마무리 짓고 경제를 정상화하는 데 청신호를 켰다는 평가다. 실제로 그리스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2011년 10%대에서 2012년 40% 수준까지 치솟았다 2016년 이후 10% 이하로 떨어지며 지속적인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스 채무의 지속불가능성을 우려하며 3차 구제금융에는 참여하지 않았던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 20일 그리스에 18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승인한 바 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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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25일 그리스 아테네 증권거래소에서 한 남성이 휴대전화 통화를 하며 주가 현황판 옆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