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협적용 근로자 11% 불과
中企·영세사업장 혜택 못봐

우리나라 노동조합의 단체협약적용률(전체 근로자 중 노조가 사측과 협상한 결과를 적용받는 근로자 비율)이 노조 조직률의 1.17배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동차 업계를 중심으로 노동계가 ‘하투(夏鬪)’에 돌입하는 가운데, 투쟁을 통해 얻어낸 협상 결과가 전체 근로자가 아닌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가입 노조만을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11일 한국노동연구원의 ‘2000년대 중반 이래 노동조합의 쇠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노조의 단체협약적용률은 노조 조직률의 1.17배에 불과해 평균 2배가량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한참 뒤처진다. 즉, 노조가 사측과 협약을 통해 임금 인상 등 조건을 얻어낸다고 해도, 대기업 정규직 위주인 노조원 외의 중소기업, 영세사업장 등의 근로자들은 혜택을 보기 어렵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는 노조조직률이 10.0%에 불과하고 전체 근로자 가운데 11.7%만이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는 데 비해, OECD 국가들은 평균 26.4%의 노조조직률에 50.4%의 단체협약적용률을 보였다. 호주는 15.5%에 60%, 프랑스는 7.7%에 98%나 되는 등 단체협약적용률이 높은 수치를 보였다. 우리나라 노조의 노동자 대표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가운데 노동단체들은 최저임금 1만 원 실현 등 전체 노동자와 국민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사회적 총파업’을 진행했다. 또 연이어 자동차 업계 중심으로 임금 협약을 위한 파업에 돌입하고 있다. 한 노동 관련 전문가는 “이렇게 되면 전체 노동자에게는 별 이득이 없고, 노조에 포함된 일부 노동자만 혜택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목소리가 큰 노조의 의견이 계속 반영되다 보면, 소수 조합원의 혜택만을 보장하는 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