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車 노조요구안 보니…

성과급 1人 3500만원 지급
40년 근속자에 金16돈 제공
외숙부喪에도 경조휴가를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 노조) 등 주요 대기업노조의 임금단체교섭 요구안에 정년 최대 65세 연장, 금(金) 지급, 해외여행 추가 등 일반 근로자는 상상하기 힘든 요구가 적잖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노동계 및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이날 오후 울산 북구 염포로 울산공장에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파업을 결의한다. 13~14일 노조원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이 결정되면 2012년 이후 6년 연속 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하지만 올해 현대차 노조의 요구안은 회사 측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 18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올해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보복 등으로 경영위기가 심화한 상황에서 노조 요구안은 비상식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다.

먼저 현대차 노조는 올해 기본급 15만4883원(6%) 인상과 지난해 회사 순이익의 30%를 지급해 달라고 요구했다. 성과급 요구 수준은 조합원 1인당 3500만 원에 달한다. 특히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개시일(1969년생의 경우 65세)까지 연장할 것을 요구하면서 59세부터 임금을 동결하는 기존 단체협약 조항 폐지도 주장하고 있다.

인사경영권과 관련해서도 무리한 요구가 많다. 스마트 팩토리, 4차 산업혁명 등의 영향으로 고용 불안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및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미래차 개발 시 국내공장 우선 배치를 요구하고 있다.

복리후생 관련 요구안은 황당한 내용이 많다. 40년 장기근속자에게 금 60g(16돈)을 지급하고 현재 20년 이상 근속자에게 1회 제공되는 해외여행을 30년 근속자를 대상으로 1회 더 추가해 달라는 요구다. 3자녀까지 전액 지원되는 대학 학자금 지원을 전 자녀로 확대하고 경조 휴가에 외숙부, 고모, 이모 사망 휴가(2일)도 포함해 달라는 입장이다.

한국지엠은 최근 3년간 영업적자가 1조9718억 원에 달하지만 노조는 지난 7일 조합원 68.4%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김남석·박준우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