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사회시민회의 토론회

“노동적폐 지목된 양극화
귀족노조 탓 빚어진 것
자신 성찰 않고 책임 돌려
양극화 완화 아닌 촉진할 것”

“‘사회적 총파업’이라고 이름을 붙였지만 실체는 정치 파업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30일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열린 ‘사회적 총파업, 무엇을 위한 파업인가’ 토론회 기조발표자로 나서 이같이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사회적 총파업을 시작했다. 조 교수는 “이번 사회적 총파업은 노동 적폐를 청산한다는 구호와 달리 (정권에) 정치적 지분을 청구하는 정치 파업”이라며 “노동계가 ‘정권과 노조는 한배에 타고 있는 공동운명체’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권과 노동계는 서로 거리를 두어야 하고, 정권은 노사 사이에서 중립을 지켜 규칙 제정자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그간 노동 적폐로 지목된 임금 양극화와 최저임금미달률 증가는 따지고 보면 귀족노조의 과다한 자기 몫 챙기기로 빚어진 것”이라며 “노동계가 자신의 행태를 성찰하지 않고 ‘사회적’이란 용어를 써 사회구조 탓으로 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토론자들도 이번 사회적 파업이 결과적으로 양극화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정치적 행동이라고 규정했다.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은 “한국의 노동조합은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 강자의 무기가 되어버렸다”며 “결과적으로 (노조는) 양극화 완화자가 아니라 촉진자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은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과도 충돌한다”며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면 중소기업은 신규채용 축소 및 감원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황영남 성균관대 교육학과 겸임교수는 이번 파업에 동참한 전교조의 행동이 불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교수는 “전교조는 현행법상 임의단체로 파업권이 없다”며 “교사들이 정치 집회에 나서면서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당한다는 사회의 우려와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는 “평일에 교직과 관련 없는 정치적 파업에 집단으로 연가와 조퇴를 내고 참가하는 것은 교육자로서 근본을 망각한 행위”라며 “정권교체 이후 전교조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학생들의 학습권과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 발생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