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시급 만원이 시급해” 시급만원운동본부 회원들이 30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아르바이트생의 시급을 1만 원으로 당장 인상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 민노총, 오늘 ‘사회적 총파업’

비정규직 등 3만여명 모일 듯
최저임금 확정안돼 격화 조짐
소음 유발 · 교통 혼잡 불가피

30일 광화문광장이 정권 교체 후 두 달 만에 다시 ‘대규모 거리 투쟁의 장’으로 변했다.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6·30 사회적 총파업 지금 당장’대회 관련 행사가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렸다. 주최 측 추산 약 3만 명이 집결한 대회에서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철폐와 경찰 폭력 규탄, 최저임금 즉각 1만 원 인상 등을 주장하며 다음 달 8일까지 예정된 총파업 주간에 모든 노동자가 참여해달라고 독려했다. 본 대회에 앞서 공공운수노조, 학교비정규직노조, 공무원노조 등 민주노총 산하 노조들도 서울역 광장, 서대문구 경찰청 앞,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 등 서울 도심 각지에 속속 집결해 사전 집회를 개최하며 총파업 참여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번 총파업은 이날 대회를 기점으로 대규모로 확산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공공서비스지부 소속 15개 대학 청소·경비 노동자들이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비정규직 교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알바노조 등도 파업을 선언했다. 전국 학교비정규직노조(학비노조)는 전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이미 파업에 들어간 상황이어서 일선 학교들의 ‘급식 대란’도 확산되고 있다. 교육부는 학비노조 첫날 17.74%였던 급식 중단 학교 비율이 이날 19.34%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파업 과정에서 벌어진 소음유발, 교통혼잡 등으로 인해 많은 시민도 불편을 겪어야 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조합원 30여 명이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입구 통로 좌우를 줄지어 에워싸고 출근하는 직원과 통원 환자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며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외치자, 대다수 시민이 손사래를 치며 유인물 받기를 거부했다.

외래진료를 받고 있다는 김민철(48) 씨는 “비정규직 문제가 잘 해결됐으면 하지만 여기는 병원 아니냐”며 “환자들은 조그만 소음에도 민감할 때가 있는데 아침부터 스피커를 크게 틀어 피해를 주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암 병동에 남편이 입원 중이라는 양정미(62) 씨는 의료본부 소속 서울대병원 청소 노동자 100여 명이 서울대병원 시계탑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며 “암 환자들은 소음 등에 민감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되는데 암병동 옆인 시계탑 앞에서 이러면 어쩌자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 등이 ‘지금 당장’ 최저임금 1만 원 인상 요구를 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새벽까지 진행된 최저임금위원회에서는 법정 시한을 넘겨 논쟁이 계속됐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최저임금 법정 심의 기한 마지막 날인 전날 개최됐던 제6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위원 측은 최저임금 1만 원, 월급 환산액 209만 원(주 40시간, 월 209시간 기준)을 제시했다. 반면에 사용자위원 측은 전년 대비 2.4% 인상된 시급 6625원을 최저임금안으로 제시하며 근로자위원 측과 맞섰다. 최임위는 양측이 제시한 최저임금 최초안을 바탕으로 다음 달 3일 제7차 전원회의, 5일 제8차 전원회의를 이어갈 예정이지만 그때까지 합의가 이뤄질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진영·김성훈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