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전교조 연가투쟁 무대응
고용부, 쟁의권 불법판단 ‘뒷짐’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단체들이 대규모 총파업으로 ‘힘자랑’을 하고 있지만, 정부 부처들은 눈치를 살피면서 ‘뒷짐’만 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교육계 및 노동계에 따르면 과거에는 명확히 불법으로 규정했던 전교조 소속 교사들의 연가투쟁에 대해 교육부가 이번에는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 전교조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5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법외노조 철회! 노동 3권 쟁취! 교사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과거 전교조 연가투쟁을 불법이라며 검찰 고발까지 했던 교육부가 이번에는 시·도 교육청에 “학생들의 학습권이 보호될 수 있도록 소속 교원의 복무 관리 및 예방 교육을 철저히 해달라”는 간략한 공문만 보낸 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과거 교육부는 전교조 교사들의 연가 투쟁에 대해 국가공무원법 제66조 ‘공무 외 집단행위 금지의무’ 위반이자 교원노조법 제8조 ‘쟁의행위 금지’ 위반에 해당하는 불법 행위로 판단해왔다. 이번 전교조 집회에 대해서는 “결의대회 참여 교사 처리에 대한 입장은 아직 정하지 못했다”는 게 교육부 공식 입장이다.

사회적 총파업에 참여하는 여러 노조 가운데 쟁의 찬반투표 등 법적 절차를 밟지 않아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노조들에 대해서도 고용노동부 역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노조가 절차상 쟁의권을 확보하지 않고 노조 이름으로 총파업에 참여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근로자가 개인 자격으로 연가를 얻어 총파업에 참여하는 것은 법적인 판단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은 “정권이 바뀌었다고 불법이 합법이 되거나 그때그때 이해집단의 눈치를 보며 편리한 대로 한다면 우리 교육문제 해결은 영원히 돌파구를 못 찾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