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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사용료·주파수할당대가 포함… 작년 1조3659억
방송통신발전기금 190억에 AI연구소 설립 출연까지
기납부 준조세 중 이용자에 사용된 금액 15.1% 불과

정부의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 압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이통 요금에 포함된 전파사용료 등 준조세를 낮추지 않으면서 이통사의 ‘손목 비틀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 몫은 그대로 두고 기업 탓만 한다는 의미다.

특히 정부가 이통사에서 걷어가는 비용 중 상당 부분은 이통 이용자를 위해 쓰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이용자가 내는 이통 요금에는 전파사용료와 주파수할당 대가라는 준조세가 포함돼 있다.

전파사용료는 이통사가 가입자 수에 비례해서 정부에 내는 돈으로 통상 분기별로 가입자 1인당 2000원씩 부과된다. 지난해 기준 SK텔레콤은 약 1192억 원을 전파사용료로 냈으며 KT가 700억 원, LG유플러스가 502억 원을 부담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12년 전파사용료 25%를 인하하려고 했으나 재정수지 악화를 우려한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주파수할당 대가도 있다. 정부는 2011년 주파수 경매제를 도입하며 주파수 사용 연한에 따라 5∼10년까지 매년 주파수할당 대가를 받는다.

기준에 따라 이미 냈거나 향후 내야 할 비용이 SK텔레콤 4조8483억 원, KT 2조5912억 원, LG유플러스 1조3420억 원이다. 지난해 이통 3사가 주파수할당 대가로 낸 돈 1조1265억 원에 전파사용료 2394억 원까지 합하면 총 1조3659억 원이 정부에 준조세로 납부된 셈이다.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통사는 인터넷TV(IPTV) 사업자로서 방송통신발전기금을 부담한다. 부담하는 기금은 매년 늘어 2015년 약 75억 원이었던 방송통신발전기금 부담액은 지난해 190억 원으로 급등했다.

SK텔레콤과 KT는 지난해 10월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인공지능(AI) 연구소 ‘지능정보기술연구원(AIRI)’ 설립을 위해 각 30억 원을 출연하기도 했다.

납부된 준조세 중 이통 이용자 몫으로 돌아가는 부분이 적다는 점도 문제다. 미래부에 따르면 올해 두 기금의 지출 예산 1조3797억 원 중 이용자 보호 등 이통 이용자를 위해 직접 사용되는 금액은 전체의 15.1%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연구 지원 등에 집중됐다.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는 “두 기금에 대해서 재원과 실제 수혜자가 다르다는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비 인하를 위해서는 세금 인하 측면도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