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미사일 발사 지켜보는 평양시민 북한 평양 시민들이 지난 22일 평양역 앞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지대지 준중거리탄도미사일인 ‘북극성-2형’의 시험 발사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韓 駐유엔대표부는 ‘미적미적’
정부 ‘5·24조치 해제’도 거론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論
언론 인터뷰서 밝혀 혼선불러

유엔은 물론 미국과 영국·프랑스가 22일 일제히 추가적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채택에 찬성 입장을 표명하면서 주유엔 한국 대표부가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 한국은 그동안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압박 강화에 발을 맞춰왔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추진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주유엔 대표부는 제재에 찬성하기도, 반대하기도 어려운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외교부 장관 후보가 지명되기는 했지만, 관련 입장을 최종 정리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매튜 라이크로프트 유엔 주재 영국 대사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영국은 기존 대북제재의 완전한 이행은 물론, 이를 강화하기 위한 추가 결의 채택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라이크로프트 대사는 지난 21일 북한의 ‘북극성-2형’ 발사를 “충격적 도발”이라고 규정한 뒤 “안보리의 실질적 대응이 뒤따르는 게 맞다”면서 이유를 설명했다. 프랑수아 들라트르 유엔 주재 프랑스 대사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기존 대북제재의 완전한 이행과 추가적 대북제재 결의를 지지한다”면서 “23일 열리는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북한의 도발이 지역과 국제 안보를 위협한다”면서 강력 대응을 사실상 지지했다.

미국·일본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NBC방송의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또 다른 대북제재 결의를 놓고 작업하고 있다”면서 추가적 대북제재 결의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미·일은 지난 16일에 이어 23일 유엔 안보리 긴급 회의 소집을 요청한 이사국이기도 하다. 특히 헤일리 대사와 벳쇼 고로(別所浩郞) 유엔 주재 일본 대사는 지난 16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유엔 회원국들은 북한을 지원하든, 미국을 지원하든 양자택일하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했던 조태열 유엔 주재 대사는 입장이 아주 난감하게 됐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5·24 대북제재조치 해제와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가 필요하다면서 국제사회와는 다소 상반되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북한이 또다시 잘못된 길을 택했으며, 이는 (문재인) 새 정부의 의지를 시험하려는 것”이라고 했던 조 대사가 23일 회의에서 기존과는 다소 다른 입장을 보일지 주목된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