核포기 전제 6자회담 거부 밝혀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가 13일 “우리의 핵 프로그램을 포기토록 하는 목적이라면 어떤 종류의 대화에도 관심 없다”고 밝혔다. 북한의 언급은 자신들의 핵 포기 의지를 전제로 하는 6자회담을 비롯한 모든 형식의 대화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대표부의 김인룡 차석대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가진 기자회견 직후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당초 기자회견에서는 ‘미국과의 양자회담이든, 북핵 6자회담 같은 다자회담이든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대화에 열려 있느냐’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지만 기자회견이 끝나고 조종철 대변인을 통해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 북한은 “미국이 북한 적대시 정책을 버리는 것만이 양국 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기본자세”라며 “미국의 최종 목적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혐오감을 계속 키우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이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거부감을 표명하면서 핵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미국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1.5채널 등을 통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대화 의지를 파악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한·미 양국이 대북정책의 근간으로 삼고 있는 비핵화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표명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