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손에 손잡고… 문재인(앞줄 가운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자문단 ‘10년의 힘 위원회’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손을 잡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 문재인·민주당

대세론 업고 조직력 극대화
文 “국민 통합” 강조했지만
“새 인물 통한 비전 제시 아닌
자기 진영 모으기 갇혀” 지적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김대중·노무현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명망가 중심으로 대규모 자문단을 출범시키면서 ‘세몰이’성 행보를 계속했다. ‘대세’로 평가받는 문 전 대표가 계속해서 조직을 확대하고, 특히 진보정권 중심의 인사 위주로 자문단을 구성하는 것은 자신이 내세운 ‘국민통합’과 ‘새로운 대한민국’ 비전과 어긋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대중·노무현정부 장·차관 출신 60여 명으로 구성된 자문단 ‘10년의 힘 위원회’는 이날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출범식을 열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정권교체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박근혜정부 9년 동안 각자 길을 걷던 분들이 정권교체와 새로운 대한민국을 계기로 모였다”며 “이보다 더 든든한 힘이 없고, 반드시 정권교체하고 정권을 맡으면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어 “김대중·노무현정부가 국민통합에서는 충분히 성공했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가 어렵다”면서 “진보·보수를 뛰어넘는 국민통합과 지역통합까지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의 과제를 이루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인물보다 과거 고위직 출신 명망가 중심 캠프, 자문단 구성은 통합 행보와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한 비주류 의원은 “문 전 대표는 이미 ‘싹쓸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당과 진영 내 인물과 조직을 흡수했다”며 “새 인물을 통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자기 진영 사람을 끌어모으는 식으로 시야가 갇혀 있다”고 말했다.

실제 문 전 대표가 대선을 앞두고 캠프로 영입하는 인물 중 중도하차한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정도를 제외하고는 통합의 메시지를 내세울 수 있는 인물이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더구나 ‘정권교체’라는 화두가 ‘정치교체’ ‘시대교체’라는 구호와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권교체’의 함의를 통합과 혁신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자문단을 포함해 문 전 대표 진영을 더욱 포용적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15일 전남, 18일 충북을 각각 방문해 대규모 지역 조직 출범식에 참석한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1일과 12일 대구와 전북에서 지역 조직 출범식을 여는 등 경선을 앞두고 조직 구축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