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속도내는 특검 박영수 특별검사가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朴 - 대기업 회장 독대 과정서
정책관련 ‘뇌물죄’ 정황 포착

김기춘·우병우·친박 의원 등
대통령 주변인물도 별건 수사

세월호 7시간·영세교 의혹 등
朴 - 崔관계 모두 훑어볼 방침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64) 특별검사팀이 검찰 수사 기록 검토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혐의 상당 부분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 수사와 함께 청와대와 새누리당 내 박 대통령 최측근들의 ‘개인 비리’ 수사 등을 통해 전방위적으로 박 대통령을 압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순실(60·구속 기소) 씨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등 범죄 혐의와 직접적 연관성은 없더라도 국민적 의혹이 큰 사안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갈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박 특검과 특검팀 전체에 제대로 수사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박 특검은 심지어 이걸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면 한국에서 못 살고 이민 가야 한다고 주변 지인에게 말할 정도”라고 밝혔다.

◇특검, 뇌물죄 수사 급물살 = 특검과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특검팀은 검찰 수사 기록 검토와 자체 내사 등을 통해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이 15일 청와대와 일부 대기업에 대한 압수수색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이 같은 자신감에 따른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특검이 박 대통령과 최 씨의 뇌물죄와 관련해 ‘대가성’을 입증할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가 한두 차례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특검팀의 관측도 이 같은 자신감에 따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대기업 회장들과 독대를 앞두고 청와대가 작성한 ‘말씀 자료’, 그리고 이후 정책 집행 과정이 사실상 대가성을 설명해 준다는 분석도 있다. 최태원 SK 회장과 독대를 앞두고 청와대가 신규 면세점 관련 언급이 포함된 대통령의 말씀 자료를 작성했고, 독대 후 소위 관세청이 그간 입장을 바꾼 정황도 특검이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측근 비리도 들여다본다 = 특검팀은 박 대통령의 최측근들의 개인 비리에 대해서도 제대로 수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직무유기, 직권남용 등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던 김기춘(77) 전 대통령비서실장,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서는 출국금지 조치했다. 검찰 관계자는 “특검이 박 대통령 측근들의 개인 비리에 대해서도 수사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청와대 전직 고위 관계자,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의원 등이 수사 대상으로 거론된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들의 개인 비리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사정에 정통한 법조계 관계자는 “특검팀이 별건 수사도 불사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박 대통령과 주변에 대한 전방위 압박이 이뤄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특별 분야 수사도 본격화 = 특검보와 파견검사들이 주로 정통 ‘특별수사’를 맡아왔던 만큼 의료·입시 비리·종교 등 특수 분야는 전문 변호사를 특별수사관으로 채용해 수사상 부족한 부분을 채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현재 ‘세월호 7시간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의료법에 능통한 변호사를 특별수사관으로 채용하고, 전문가들로 이뤄진 의료자문단 구성을 검토 중이다. 특검 관계자는 “이번 수사에 특화된 전문 변호사 위주로 채용할 방침”이라고 밝혔으며 “특검 내에서 미진한 수사가 이뤄질 수도 있는 만큼 의료자문위원단 구성 등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이 미르·K스포츠재단 형성 과정 및 뇌물 수사를 제외하고 수사하기로 한 부분은 ‘세월호 7시간’ ‘영세교 국정개입 및 유사종교 의혹’, 최 씨와 박근혜 대통령의 재산형성 과정, 최 씨의 딸 정유라(20) 씨의 이화여대 입시 비리 등이다. 앞서 박 특검은 “주치의 허가 없이 청와대로 반입된 약물이 있다면 반드시 문제를 삼아야 한다”고 밝혔으며, 최 씨의 부친이자 ‘영세교’ 교주였던 고 최태민 씨 관련 유사종교 부분도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특검팀은 뇌물 이외의 분야에 대해 특별수사관이나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단을 꾸려 수사에 도움을 받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 관련 의혹에 대해 전 분야를 통사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특검 관계자는 “특검법상 20일 준비 기간이 마무리되는 20일쯤 공개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청와대와 일부 대기업에 대한 동시 압수수색 등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병기·이후연·김리안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