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주사제 등 대리처방
대납사실일땐 ‘朴 뇌물죄’

김영재 부인, 정호성과 통화
사업관련 청탁 사실 드러나

박영수(64) 특별검사팀이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 기소) 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의료비를 대납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김상만(54) 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과 김영재(54) 김영재의원 원장에 대한 광범위한 계좌추적을 벌일 방침인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특검 수사 결과 이 같은 내용이 확인되면, 박 대통령은 뇌물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특검팀은 이 같은 작업 등을 위해 이번 주 중 특검 내 ‘계좌추적 전담팀’을 설치하기로 한 사실도 확인됐다.

특검팀은 다음 주 초 수사 개시 직후 김상만·김영재 원장의 자금 거래 내역을 광범위하게 분석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특검은 최순실 씨와 측근의 자금이 이들에게 흘러간 사실이 있는지 집중 파악하기로 했다. 특검 관계자는 “김상만·김영재 원장에 대한 자금 거래 내역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검은 박 대통령의 의료비를 최순실 씨 측이 대납했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최 씨의 단골병원 원장인 김영재 원장은 ‘보안 손님’ 대우를 받으면 수차례 청와대를 드나들며 박 대통령을 진료한 사실이 밝혀졌다. 김 원장은 전날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대통령으로부터 진료 비용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가끔 (대통령이) 금일봉을 줬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김 원장이 이 같은 금일봉 외에, 최 씨로부터 별도의 진료비용을 정기적으로 받았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또 박 대통령의 주사제를 최 씨 이름으로 처방한 전력이 있는 김상만 원장 역시 박 대통령의 시술과 관련해 돈거래를 최 씨와 했을 가능성을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검찰 수사를 받은 적이 없는 이들에 대해 이른 시점에 강제수사를 착수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수사 결과 최 씨가 실제 박 대통령의 의료비용을 대납해 준 사실이 확인되면, 박 대통령은 뇌물 수수 및 수뢰 후 부정처사 혐의 등으로 처벌될 수 있다. 특검팀은 또 김영재 원장의 부인이 정호성(47)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게 ‘민원성 청탁’을 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월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의 자택에서 압수한 휴대전화 8대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벌여 대화 녹음 파일 236개를 발견했고, 이 중 정 전 비서관과 김영재 원장 부인 박채윤 대표 간 대화 내용도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정 전 비서관과 통화에서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의 성형수술용 실 사업과 관련해 민원성 내용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기은·이후연·김리안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