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국제전문 검사 파견 받아
獨검찰, 정유라 아직 조사 안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독일 검찰과의 공조 방침을 밝혔다. 그동안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 기소) 씨의 자금 세탁이나 삼성의 특혜 지원 의혹 등을 수사하기 위해 독일 검찰과 협조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실제로 공조와 관련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은 이를 위해 국제통으로 분류되는 파견검사를 받는 등 내부 절차를 이어가고 있다.

15일 특검 관계자 등에 따르면 특검은 독일 검찰과 수사 공조에 대해 접촉 포인트를 두는 방안 등 여러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이와 관련, 특검 파견검사 가운데 국제수사통으로 손꼽히는 이지형(40·사법연수원 33기)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 검사의 역할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검사는 과거 미국 등 해외 거주 경험이 풍부한 데다 특히 2011년부터 약 3년간 오스트리아 빈 유엔 범죄방지국에 파견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또 2014년부터 약 2년간 법무부 국제형사과에서 근무하는 동안 지난해 이태원 살인사건 피의자인 아서 존 패터슨을 송환하기 위해 미국에 건너가 구속영장을 집행한 바 있다.

이 검사가 소속된 중앙지검 형사5부는 올해 1월부터 폭스바겐 연비 조작 사건을 수사하며 독일 본사 관계자들을 여러 차례 소환하기도 했다. 최기식 형사5부 부장검사도 2011년부터 약 2년간 독일연방공화국대사관 파견 근무를 하는 등 검찰 조직 내 대표적인 독일통 검사로 분류된다.

특검이 국정농단 사건을 파헤치는 데는 독일 검찰과의 수사 공조가 필수적이다. 최순실 씨는 본인 소유의 독일법인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와 독일 개설 계좌 등을 통해 삼성으로부터 37억여 원을 직접 지원받는 등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도 받고 있다. 독일 검찰은 지난 13일 “최 씨와 딸 정유라(20) 씨 등 한국인 세 명의 독일 내 비자금 조성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라면서 “한국에서 최 씨 일가에 보낸 현금 거래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씨 모녀 외에 독일 검찰이 수사 중인 한국인은 비덱스포츠 한국지사장 장모 씨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국인 수사 대상자에 대한 소재 파악이 되지 않아 정 씨 등에 대한 독일 검찰의 조사는 아직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