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北, 청와대 점령 훈련 북한 인민군 제525부대 직속 특수작전대대 전투원들이 청와대 모형 건물 공격 및 점령훈련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이 훈련에 참관해 ‘전투원들이 남반부(남한)를 활무대(활동장소)로 삼고, 백두산혁명강군의 전투력을 무진막강하게 다져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11일 전했다. 연합뉴스

한반도주변 모두 국방력 확대
최고위급 관계 정립 필요한데
내년 상반기 정상외교 올스톱

北도발 위험성 커지는 가운데
트럼프와 회담 추진도 어려워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을 맞은 한국 외교에 ‘잃어버린 1년’의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내년 1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으로 동북아에 미·중·일·러 4강의 지도자가 모두 강력한 외교·안보 정책을 표방하는 ‘스트롱 맨(Strong Man)’ 시대가 열리고 있지만 한국 외교는 상당기간의 리더십 공백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언제든지 6차 핵실험의 버튼을 누를 가능성이 있어 한반도 정세는 강대강 국면의 최악의 예측불허 상태로 흐를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12일 외교가에 따르면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등장은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함께 대외정책에서 지도자 개인의 결정과 선호에 의존하는 경향이 커지는 스트롱 맨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모두 국방력 확대를 표방하고 있으며, 국내적으로도 탄탄한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다. 스트롱맨 시대 국가의 외교정책은 기존 관료 시스템이 아니라 국가지도자 개인의 리더십과 결정에 상당부분 의존하기 때문에 최고위급 간의 맨투맨 외교·스킨십 외교로 관계를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이 늦어지면 한·미 정상회담이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못한다.

트럼프는 당선자 신분이지만 지난 11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하나의 중국’ 문제를 건드리며 벌써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고강도 마찰을 예고했다. 트럼프는 지난 1971년 미·중 접촉과 대만의 유엔 축출 이후 45년 동안 유지됐던 ‘하나의 중국’ 정책을 정면으로 꺼내면서 중국을 자극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중국의 역린(逆鱗)을 자극해 외교와 경제를 엮는 협상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베 일본 총리는 최대 우방인 미국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로 하는 등 자국 이익 행보에 나서고 있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야마구치(山口)현 온천여관에서 만나 쿠릴열도 반환문제를 둘러싼 ‘담판’을 지을 예정이다. 북한의 김 위원장은 핵보유국 인정을 위한 도발·협상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한국은 내년 상반기까지 확정된 정상의 해외순방 일정이 없고,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된다고 해도 한·미 정상회담이 내년 중 열린다고 장담하기도 어렵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까지 3개월이 넘게 걸렸다. 한·미 정상회담이 지연될수록 북핵·한미동맹 관련 입장 조율은 더욱 늦어질 수밖에 없는 데다가 한·미가 일치된 대북정책을 전개할지도 의문인 상태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