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선서 정진엽(앞줄 왼쪽부터) 보건복지부 장관과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 본부장,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두 후보 모두 ‘강력통’ 출신
피의자 대통령과 최순실 등
의혹 많아 고강도 수사 예고
탄핵안 가결돼 직무정지 땐
朴, 조사 거부 명분 사라져

야권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할 특별검사 후보를 추천하면서 본격적인 ‘특검 정국’이 열리게 됐다. 어느 때보다 국민적 지지가 큰 사건으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수사 결과를 내야 하는 만큼 강도 높은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 수사를 계속 거부해 온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직접조사도 특검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특검 수사가 진행되는 도중 박 대통령의 탄핵이 가결될 경우, 신분은 대통령이지만 직무정지를 통해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이 상실된 박 대통령에 대해 강제 수사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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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검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판사 출신이 아닌 검사장 출신 조승식(64·사법연수원 9기) 변호사와 고검장 출신 박영수(64·〃10기) 변호사를 특검 후보로 추천한 것은 이번 사건이 복잡하고 수사할 내용이 방대해 수사 전문가가 맡아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두 후보자 모두 강력부 검사로 오랜 기간 근무한 ‘강력통’으로 분류된다. 한 법조계 고위 관계자는 “보통 특검은 특별히 추가 수사할 게 없는 사건이 많았지만 이번 사건은 아직 특검이 파헤쳐야 할 의혹이 많이 남아 있다”며 “이번 특검은 판사 출신이 아니라 검사 출신이 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그간 특검은 검찰 수사가 국민 신뢰를 받기 힘들거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 도입됐지만 의혹 자체는 간명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특검의 경우 현직 대통령을 ‘피의자’로 조사해야 할 정도로 민감한 수사이면서 동시에 최순실(60) 씨 등이 국정을 농단한 의혹 전반을 두루 들여다봐야 해 강도 높은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엄청난 관심 속에 출범하게 되는 만큼 검찰 수사보다 진일보한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는 부담도 만만치 않다.

우선 특검의 성패는 박 대통령에 대한 제3자 뇌물수수 혐의 적용에 달려 있다. 검찰 수사를 바탕으로 특검이 추가로 삼성 등 기업이 최 씨 등에 건넨 돈의 ‘대가성’을 확인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직접조사도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도 “뇌물 수수 관련 수사에서는 돈을 건네고 받은 양측의 진술이 필수적”이라며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수차례 요청했지만 박 대통령이 뚜렷한 이유 없이 거부했다. 만약 국회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돼 대통령 직무가 정지될 경우 강제수사가 가능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대통령 신분은 유지되는 만큼 헌법상 불소추특권을 넘어서서 강제수사는 여의치 않다는 판단이 다수다. 하지만 대면조사는 박 대통령이 더 이상 거부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만약 탄핵안이 가결돼 직무가 정지되면 수사를 거부할 명분이 더 없기 때문에 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특검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민병기·김리안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