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굳은 표정으로 제3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김기춘·우병우 입건 수사중

金 ‘문체부 사표’ 지시 의혹
禹, 최순실 비리 방조 혐의

정유라 梨大 부정입학 관련
최경희·남궁곤도 피의자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검찰의 칼끝이 결국 김기춘(77)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겨눴다. 둘 다 피의자 신분이다. 검찰은 남은 기간 두 사람에 대한 집중적인 수사를 통해 특검에 결과를 넘길 예정이다.

‘최순실(60) 씨를 아예 모른다’는 김 전 실장의 해명과 모순되는 정황이 계속 드러나고 있고 우 전 수석 역시 장모 김장자(76) 기흥CC 회장이 최 씨와 가까운 사이인 것이 확인되는 등 의혹만 무성한 상태였다. 검찰 조사를 이어받은 특검에서 이들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일단 김 전 실장에 대해서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 검찰과 법무부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은 2014년 10월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에게 1급 공무원 6명의 사표를 받을 것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검찰이 김 전 실장 관련 의혹을 전 방위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어 혐의 사실이 추가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특히 최 씨가 국정농단을 벌인 곳곳에 김 전 실장이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고 있지만 김 전 실장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만 겨우 인정할 뿐, 끝까지 최 씨와의 관계는 부정하고 있어 이와 관련한 검찰 수사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검찰은 최 씨의 국정농단에 김 전 실장도 관여했다는 취지의 차은택(47)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김종(55)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차 전 단장은 최 씨의 지시로 공관에서 김 전 실장을 소개받았다고 진술했고, 김 전 제2차관은 김 전 실장이 최 씨의 딸 정유라(20) 씨를 잘 돌봐주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최 씨와 박근혜 대통령 등의 검찰 수사에 대한 대응에도 김 전 실장이 적극 관여했다는 의혹도 있다. 최 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동북아의 이경재 변호사는 지난 1988년 김 전 실장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때 대검 공안3과장을 맡았다.

일각에선 검찰 대면조사를 거부하는 등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뒤 박 대통령의 강경 대응에 김 전 실장이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최 씨의 유일한 대외 소통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이 변호사를 추천한 이도 김 전 실장으로 알려졌다.

우 전 수석의 직무유기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우 전 수석은 2014년 5월쯤부터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민정수석으로 근무하면서 대통령 주변 인사인 최 씨의 국기문란 행위 등 비리를 알고도 방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우 전 수석의 장모가 최 씨와 매우 가까운 사이였다는 복수의 진술이 나오며 우 전 수석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검찰은 또 정 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학사관리 특혜 의혹과 관련, 최경희(55) 전 이대 총장, 남궁곤(55) 전 입학처장, 김경숙(61) 전 신산업융합대학 학장 등 3명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이들은 교수들을 압박해 정 씨에게 부정 입학 혜택을 주고 높은 학점을 받게 한 혐의(업무 방해) 등을 받고 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