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왕이 단명(短命)한 이유는 △당시 의학의 한계 △비위생적인 생활습관 △과도한 영양 섭취에 따른 혈액성 염증질환 △과색(過色)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김수진 백석예술대 외식산업학과 교수는 한국외식산업학회지 최근호에 게재한 ‘음식과 질병을 통해 본 조선왕들의 생로병사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논문에서 “조선 왕의 평소 질병과 사인 중 가장 흔했던 것은 지금은 가벼운 질환이라 할 수 있는 종기”라며 “소독약·항생제가 없었던 시절에 종기는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질병”이라고 기술했다. 문종·성종·효종·정조·순조 등이 종기에 이은 패혈증으로 숨졌다.

심한 스트레스, 지나친 음식 섭취, 운동 부족도 조선 왕의 건강을 해친 것으로 분석됐다. 김 교수는 논문에서 “조선 왕의 영정을 보면 모두 배가 나오고 덩치가 큰 것으로 봐 비만에 기인한 성인병을 많이 앓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과식과 고지방 음식 섭취로 인한 혈액성 염증질환 탓에 숨진 것으로 여겨지는 왕은 태조(당뇨병)·세종(당뇨병)·중종(노환)·숙종(노인병)·영조(노인성 질환) 등이다”고 설명했다.

여러 후궁을 거느린 조선의 왕은 성병 등에도 취약했다. 김 교수는 논문에서 “조선 시대엔 피임기구·세정제가 없어 조선 왕은 성병에 취약했다”며 “성종, 중종, 숙종, 정조, 순조는 매독 증세를 보인 것으로 ‘왕조실록’에 기록돼 있다”고 전했다. 또 조선 왕은 날씨가 쌀쌀할 때 옷을 벗으면 풍기(風氣)가 엄습해 병이 생긴다고 여겨 뜻밖에 목욕을 자주 하지 않는 등 개인위생 상태가 나빴다고 분석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