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苦·차별 겪다 범죄에 빠져

대부분의 탈북민은 남한 사회에 새롭게 적응하고 정착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일부 탈북민의 경우 생활고와 사회적 차별에 시달리며 고통을 겪다가 범죄에 빠지기도 한다. 탈북민들이 안고 있는 빛과 그림자다. 국내 입국 탈북민 수가 늘어나면서 이들의 교도소 수감 사례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강창일(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올해 국정감사 기간 중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북한이탈주민 수감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1년 51명이던 탈북자 출신 교도소 수감자는 올해 129명(8월 26일 기준)으로 153% 늘었다.

범죄 유형별로는 2016년 8월 말 기준 마약 사범(38명)이 가장 많았고 폭력(15명), 사기·횡령(13명), 살인(11명), 절도(5명), 강도(4명) 순으로 나타났다. 폭력 사범의 경우 지난 5년에 비해 400%나 증가해 남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탈북자가 급증세인 것으로 드러났다. 형량별로는 5년 미만 징역(54명), 노역·미결(52명), 5년 이상 징역(8명), 10년 이상 징역(6명), 15년 이상 징역(6명), 무기징역(3명) 순으로 조사됐다.

강 의원은 “탈북민들이 생활고와 향수병에 시달리면서 범죄에 연루되는 경향이 많아져 수감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북한이탈주민 3만 명 시대를 앞두고 탈북민에게 범죄 예방 관련 법률 교육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사회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10년간 ‘비보호 탈북자’도 2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보호탈북자는 정부의 정책지원을 받을 수 없는 탈북자인데, 이들은 2011년 이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이태규(국민의당) 의원이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비보호 탈북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9년 이전에는 1∼4명 수준이었던 비보호 탈북자는 2016년 현재 196명으로 늘어났다. 이 중에는 최근 6년간 범죄를 저지르고 국내에 입국해 비보호 결정이 내려진 경우가 17명, 항공기 납치, 마약거래, 테러, 집단살해 등 국제형사범죄자에 해당되는 경우가 10명,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자 7명 등이 있어 당국의 특별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