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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 이용해 부정 청탁도

정운호(51)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구명 로비로 촉발된 ‘법조 게이트’를 통해 일부 판·검사 출신 전관(前官) 변호사들의 부끄러운 민낯이 공개되고 있다. 현직에 있는 법조인과의 친분 관계를 이용해 자신이 담당하게 된 사건을 불법 청탁하는 것은 물론, 사실상 친분이 없음에도 의뢰인을 속이기 위해 ‘친한 척’하는 경우도 드러났다. 법조 브로커를 통해 사건을 수임하고, 또 해당 브로커를 이용해 부정 청탁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1일 변호사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드러난 전관 변호사의 비위 행위에 대해 “곪을 대로 곪은 부위가 터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 서초동의 한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최근 정 전 대표 구명 로비에 연루된 홍만표·최유정 변호사 등은 전관 변호사 중에서도 소위 ‘정말 많이 해 먹은 사람들’에 해당하지만, 다른 전관 변호사들도 많든 적든 자신이 현직에 있었을 때의 관계를 이용했고, 현재까지 그게 통했기 때문에 문제가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장을 지낸 홍 변호사는 정 전 대표의 검찰 수사 단계 변호를 맡아 자신과 친분이 있는 검사들에게 사건을 잘 봐달라고 부탁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 홍 변호사는 정 전 대표에게 “차장검사, 부장검사를 통해 추가 수사는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얘기됐다”고 문자를 보내기도 했는데, 검찰 측은 홍 변호사가 정 전 대표를 달래기 위해 거짓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홍 변호사는 우병우(49) 청와대 민정수석과 다단계 사기사건 ‘도나도나 사건’을 같은 시기에 공동 변호해 수천만 원의 수임료를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