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그들만의 타운’ 최근 판사·검사·변호사 등 이른바 법조 3륜의 비리가 이어지면서 사법정의에 대한 신뢰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사진은 1일 서울 서초동 교대사거리의 한 빌딩에서 바라본 법조타운의 전경. 왼쪽부터 대법원·대검찰청·서울중앙지검·서울중앙지법 청사. 곽성호 기자 tray92@

- ‘이대론 안된다’ 한목소리

긴급체포 부장판사·구속 검사장·전관비리 변호사…
불법·도덕적 해이…사정총괄 민정수석도 수사대상
법조계 “개탄스러운 현실… 개혁 의지조차 안보여”

정운호(51)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법조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가 1일 오전 정 전 대표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김모 부장판사를 긴급체포했다.

현직 부장판사가 뇌물 수수로 검찰에 전격 체포되면서, 판사·검사·변호사 등 이른바 ‘법조 3륜’의 모든 축이 불법과 비리로 얼룩져 있는 실태가 고스란히 드러나게 됐다.

법조계 원로들은 “법조 3륜이 모조리 불법과 도덕적 해이에 빠져, 법치주의와 사회 정의를 지켜야 할 마지막 기둥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검찰총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법조계에 있는 모든 사람이 사법 비리의 책임자”라며 “법조인의 한 사람으로서 현 상황이 너무나 개탄스럽다”고 탄식했다.

이 변호사는 “언론이나 사회 전반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개혁을 요구하는데, 정작 법조계에서는 실천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영무 바른사회운동연합 상임대표(전 대한변호사협회장)는 “아침에 현직 부장판사 긴급 체포 뉴스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지금 우리 상황은 판사의 판결이나 검찰 수사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진 상황으로 법조인들이 뇌물이나 청탁을 받는다면 정의의 마지막 보루조차 의심받게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진경준(49) 전 검사장은 넥슨 주식 등 9억5000만 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7월 29일 구속 기소돼, 8월 18일 자로 해임됐다. 68년 검찰 역사에서 검사장이 비리 혐의로 해임된 것은 처음이었다.

검사장 출신 홍만표(57) 변호사도 정 전 대표에게서 원정도박 혐의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3억 원을 받은 혐의, 사건 수임 내역을 신고하지 않거나 축소 신고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여·46) 변호사는 정 전 대표 등으로부터 유리한 판결을 받게 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100억 원대 부당 수임료를 챙긴 혐의로 5월 27일 구속 기소된 바 있다.

게다가 검사 출신으로 사정 라인을 ‘총괄’하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은 △가족회사 ‘정강’을 통한 조세 포탈 및 횡령 △처가 소유였던 서울 지하철 강남역 인근 부동산을 시세보다 비싸게 넥슨에 판매 △처가가 경기 화성시에 차명으로 땅 소유 등 온갖 의혹에 휩싸여 있다.

김성훈·정유진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