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상인 적합업종 보호법
대기업 협력사 일자리 없애
게임산업, 규제탓 고사위기

20대 국회의원들이 ‘상생’을 주장하며 발의한 각종 규제 법안들이 오히려 일자리를 줄여 기업과 내수 경기를 어렵게 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 중 일자리 감소가 우려되는 대표적인 법안은 유통산업발전법 및 중소상인 적합업종 보호법 개정안이다.

조경태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전통상인과 중소상공인들을 지키기 위해 매장의 출점 제한 및 각종 제약을 하는 것을 뼈대로 하고 있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실질적으로 중소상인 쪽 고용 효과가 유발되지 않고 있고, 오히려 중소기업인 대형유통업체 협력업체의 일자리만 줄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대규모 유통업체 영업규제의 전통시장 활성화 효과가 미미하고, 납품 협력업체, 납품 농어민, 입점업체 등 사회적 약자의 피해 규모만 연간 5조4000억 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발의된 법안이 관련 산업 자체를 고사시켜 일자리를 줄인다는 경우도 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은 온라인·모바일게임 내 유료아이템 중 특정 게임아이템을 획득하기 위해 뽑기, 랜덤박스 등 확률형 아이템의 경우, 사행성이 강하고 조작 가능성이 있으니 구성비율, 종류, 획득 확률 등을 모두 공개하고 판매하도록 개정을 추진하게 돼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셧다운제 등으로 가뜩이나 위축된 게임업계를 더 옥죌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업체 수는 2010년 2만658개에서 2014년 1만4440개로 급감했는데 그만큼 일자리도 줄었다”고 말했다. 박용진 더민주 의원이 내놓은 물류시설법 개정안은 일반 물류단지시설에 대규모 점포를 제외할 것을 골자로 하고 있는데, 대형마트 출점 등에 제약이 많은 유통업계가 나름 신성장동력으로 간주하는 아웃렛까지 제약을 받을 경우 유통산업 성장이 한층 더뎌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남춘 더민주 의원 등이 주장한 청년고용 촉진 특별법 개정안은 지금 당장 고용을 유발할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일자리 확보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대다수 기업이 경영 악화를 겪고 있는데, 발의된 개정안에 따라 정원의 3∼5%를 의무적으로 고용한다면 종국에는 기업의 재정 악화를 불러 일자리가 더 많이 줄어들 것”이라며 “지금보다 먼 미래를 보고 고용을 돕는 법안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