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고용 촉진에 非청년 타격
근로시간 감축 영세기업 부담
해고 어려워져 기업회생 난항

20대 국회 개원 이후 경쟁적으로 쏟아진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을 비롯해 근로기준법,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법, 파견근로자 보호법, 생명안전업무종사자 직접고용법 등 노동 관련 법안 대다수가 오히려 기업 부담을 늘리고 국내 일자리 창출을 위축시킬 것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1일 국회 및 주요 경제단체에 따르면 20대 국회 들어 여야 정치권은 청년고용촉진특별법과 근로기준법, 기간제법, 파견법, 생명안전업무종사자 직접고용법, 국민건강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등의 노동 관련 법안들을 발의했다.

하지만 대부분 법안이 근로자 고용을 강제하거나 해고 요건을 엄격하게 하는 등 기업 부담을 늘리는 내용이어서 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국내 일자리를 확대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 민간기업에 매년 전체 정원의 3∼5%에 달하는 청년 신규채용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의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의 경우 청년층 고용을 늘린다는 법안 취지는 좋지만, 오히려 비청년층 고용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기업이 경쟁력 저하 없이 매년 정원의 3∼5%를 채용하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 지속 성장이 필요하지만 올 1분기 대기업 평균 매출액 증가율이 -2.9%를 기록했다.

이처럼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대다수 기업이 채용 증가를 감당하기는 어렵다. 결국, 벌금 납부를 피하기 위해 청년층 고용을 늘리는 대신 비청년층 고용을 줄이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근로시간 한도 감축, 근로시간 특례업종 축소 등이 주된 뼈대인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영세 기업의 부담을 크게 늘리고 서비스산업 경쟁력 저하에 따른 일자리 감소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경영상 해고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 역시 경영정상화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우선 재고용 대상 업무를 확대하고 불이행 시 손해배상 의무를 부여토록 해 회생 중인 기업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생명안전업무에 대해 기간제 근로자 사용을 금지한 법안도 취지와 달리 기업에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해 장기적으로 고용감소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갈수록 규제가 강화되는 파견법은 2010년 연구 결과 현재 파견 금지된 17개 업무에 파견 허용 시 4만6200여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