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단어 여러차례 사용
“일자리 창출 최우선 임무”
경제문제 집중 의사 밝히고
‘안정적 리더십’ 장점 부각

비호감·신뢰성 문제 극복에
오바마 - 샌더스 - 블룸버그
‘삼각편대’가 핵심役 할 듯

“우리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항상 그랬던 것처럼 도전에 맞서 일어설 것입니다. 함께 더 강해질 것입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28일 대선 후보 지명을 수락하면서 “함께 더 강하게(stronger together)”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오는 11월 대선 승리를 위해 당의 단합을 촉구한 것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 등이 전당대회 연설에서 강조한 것도 ‘단합’이었다. 또 클린턴 전 장관은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되면 “더 많은 기회와 더 많은 좋은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임무로 삼겠다면서 국내 문제에 더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보호무역과 반(反)이민 정책을 통해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인 백인 노동계층을 끌어들이고 있는 데 대한 대응 차원으로 해석된다.

클린턴 전 장관은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이날 대선 후보 지명 수락 연설에서 “미국이 다시 한번 선택의 순간(moment of reckoning)에 서 있다”면서 “지금 조국이 무엇에 직면해 있는지를 맑은 눈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클린턴 전 장관은 “이제 모든 것은 순전히 우리에게 달렸다”면서 “우리는 두려워하지 않으며, 다시 일어서기 위해 함께 나아갈 것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클린턴 전 장관은 ‘함께(together)’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사용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미국의 모든 세대는 조국을 더욱 자유롭고, 더욱 공정하고, 더욱 강하게 만드는 데 함께해야 한다”면서 “이 어떤 것도 혼자 할 수 없으며, 이게 왜 우리가 함께할 때 더 강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정책 측면에서는 일자리 창출 등 경제 문제에 더 집중하겠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특히 클린턴 전 장관은 “아주 오랫동안 내버려지고, 뒤처져 있었던 곳에서 더욱 그럴 것”이라고 밝혀, 승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이는 스윙스테이트(경합주)가 몰려 있는 ‘러스트 벨트(낙후된 공업지대)’에 선거 캠페인을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또 클린턴 전 장관은 전문 분야인 외교·안보에 대해서는 “적을 반드시 패퇴시키겠다”는 강력한 리더십을 강조하면서, 트럼프와 대비되는 본인의 “안정적 리더십”이라는 장점을 부각시켰다. 클린턴 전 장관은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대한 안전보장을 거부하겠다고 시사한 것을 겨냥, “러시아를 포함해 어떤 위협에도 우리 동맹인 나토 회원국들 옆에 설 것”이라면서 동맹 중시 기조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클린턴 전 장관이 4일간 열린 전당대회에서 얻은 전폭적인 지지를 앞으로 어떻게 공고화할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단합을 위한 계기를 마련했지만, 여전히 높은 비호감도와 신뢰성 문제를 극복한 뒤 화합을 끌어내는 것은 클린턴 전 장관이 최종적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샌더스 의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의 ‘삼각 편대’가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당대회 연설에서 확인됐듯이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 지지층과 흑인 유권자, 샌더스 의원은 진보좌파 및 청년층, 블룸버그 시장은 무당파에서 일정 부분 확실한 지지를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필라델피아=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