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심각 유일호(왼쪽 두 번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 생각에 잠긴 채 앉아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정책효과로 민간소비 소폭증가

中경기둔화·美금리인상‘변수’
수출경기 개선될 기미 안보여

수출·내수 저성장국면 고착화
구조조정 등 대내외 여건 악화
올성장률 2%초반 떨어질수도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0.7% 증가해 전 분기보다 다소 개선됐지만 3분기 연속 0%대 성장에 머물면서 저성장 장기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민간 소비와 설비 투자 등이 2분기에 플러스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여전히 미약한 데다 대외 불확실성 등으로 수출 경기마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중국 경기둔화 등 대외 리스크(위험)와 대내적으로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소비침체 우려 등 하반기 성장을 끌어내릴 요소가 적지 않아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2년 연속 2%대 저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0.7%를 기록해 1분기(0.5%)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2분기 성장률이 다소나마 개선된 것은 1분기 때 극히 부진했던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수출(물량 기준) 등이 2분기에 플러스로 돌아선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 재연장 등으로 자동차 소비가 늘고 임시공휴일 등 연휴가 늘어나면서 문화 및 오락서비스가 1분기 -0.6%에서 2분기 2.8% 늘어 증가세로 전환했다. 소비 증가가 정책에 의존한 측면이 큰 것이다.

1분기 7.4%나 급감했던 설비투자도 2.9% 늘어 플러스로 돌아섰다. 사실상 내수가 올 2분기 성장률을 소폭이나마 끌어올린 셈이다.

실제로 경제활동별 성장기여도를 보면 내수는 1.1%포인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순수출(수출에서 수입을 뺀 것)의 성장기여도는 -0.3%포인트로 집계돼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이처럼 내수 개선으로 올 상반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0%를 기록했지만, 하반기에는 성장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2%대 중반에 그쳐 ‘상고하저’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한은과 기획재정부는 올 성장률을 각각 2.7%, 2.8%로 전망하고 있으나 민간 연구기관과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대내외 여건 악화로 2%대 중반 또는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계 경제 침체로 수출이 줄어들고 있고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소비가 쉽게 늘어나지 않으면서 수출과 내수가 동반 침체에 빠지는 저성장 국면이 고착화하고 있다”며 “하반기 미국 금리 인상 변수 속에 중국의 위안화 절하, 일본의 추가 통화완화책 등으로 경쟁국에 비해 우리나라 수출경쟁력이 떨어지면 하반기 성장률 둔화 추세가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2분기 성장률이 1분기보다 나아졌다고 볼 수 있지만 개소세 등 정책에 많이 의존한 면이 있다”며 “최근 들어 브렉시트와 테러 등 국제정치의 불안정성 확대로 국내 소비나 투자 위축이 지속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올해 성장률은 2%대 중반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충남·윤정선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