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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성주 배치 ‘결정 요인’

양국 3월 공동실무단 구성뒤
10여곳 현장실사·시뮬레이션
평택·대구 주한미군 핵심시설
유사시 美軍입항 부산도 방어

수도권 방어위해 전진 배치땐
中 자극하고 北방사포 사정권
성주, 인구밀집 낮은 것도 요인

한·미 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수도권에서 떨어져 있는 경북 성주에 배치키로 한 것은 군사적 효용성, 주민 안전 배려, 대중국 관계 등 종합 판단 기준을 놓고 볼 때 최적의 요지라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14일 국방부에 따르면 양국 군 당국은 지난 3월부터 공동 실무단을 구성, 10여 곳의 후보지에 대한 비교 평가와 시뮬레이션 분석, 현장 실사 등을 거쳐 성주를 사드를 배치할 최적합지로 결정했다. 지역방어시스템인 사드는 전방 120도 범위로 200㎞까지, 후방으로는 120∼130㎞까지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성주에 사드 1개 포대가 배치되면 전방으로 평택과 대구 등 핵심 주한미군 시설과 육·해·공군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등을 모두 방어할 수 있다. 후방의 부산을 포함한 남부 상당 지역도 요격 범위 내에 들어오게 된다.

북한이 올해 말 실전 배치할 것으로 알려진 300㎜ 신형 방사포는 최대 사거리가 200㎞여서 성주에 들어서는 사드 포대를 타격할 수 없다는 점도 핵심 결정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북한과의 전면전 발발 시 미군의 증원전력을 보호할 수 있다는 점도 성주가 사드 부지로 낙점받은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에서 시작되는 영남 지역의 주요 도로는 부산항으로 들어오는 미군 증원전력이 북쪽으로 진격하는 루트로 성주의 사드 포대는 미 증원군을 엄호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부산이 성주에서 약 100㎞ 떨어져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드가 성주에서 조금만 북쪽으로 배치될 경우 부산은 방어 가능지역에서 제외된다.

한·미 양국은 최대 인구 밀집지역인 수도권은 사드가 아닌 패트리엇(PAC)-3 미사일로 방어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북한의 수도권 공격 무기는 스커드 미사일(사거리 300∼1000㎞)과 6000여 문에 달하는 방사포와 장사정포가 꼽힌다. 수도권을 방어하기 위해 사드를 전진 배치하면 북한 이들 무기의 위협에 노출된다는 문제점이 생기는 만큼 패트리엇 미사일을 통한 방어가 낫다는 것이다. 스커드 미사일은 고도 40~60㎞로 날아 발사 5분 이내에 수도권에 도달한다. 따라서 사드의 요격고도(40∼150㎞)보다는 패트리엇의 요격고도(15∼40㎞)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 우리 군은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구축계획에 따라 현재 운용하는 파편형 PAC-2(요격고도 15∼20㎞)미사일을 올해부터 2020년대 초반까지 직격형 PAC-3(요격고도 30∼40㎞)미사일로 모두 교체할 계획이다.

성주가 인구밀집 지역이 아니라는 점도 부지 선정의 요인이 됐다. 성주 전체 인구는 4만5000명으로 다른 후보지보다 인구 밀집도가 낮다. 또 미국이 사드의 AN/TPY-2(X-밴드 레이더) 레이더로 중국의 군사시설을 들여다볼 것이라는 중국 정부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영남지방 배치가 낫다는 판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만약 수도권에 사드를 배치하기로 했다면 중국을 더 자극하는 것은 물론, 후방을 보호하기 위해 추가로 사드를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황교안 국무총리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위의 2015 회계연도 결산심사를 위한 전체회의에 출석해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사드 포대가 1곳으로 충분하겠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1개 포대가 배치되지만 (사드 포대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