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대응·전망

‘김해공항=新공항’ 논리로
공약파기 비판 적극 반론
朴, 내주 입장 발표할수도

野 비판·지역 반발 확산
내년 대선까지 ‘이슈’ 우려
민심수습 후속대책 돌입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 내린 것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가 22일 “대선 공약을 지켰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은 ‘김해 신공항’ 개념으로 공약 파기 논란을 정면 돌파하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의 약속이 이행됐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전략인 것이다.

하지만 강렬한 유치전을 펼쳐온 해당 지역 주민과 일부 정치권에서는 김해공항 확장은 신공항이 아니며 따라서 ‘공약 파기’라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해명과 재고 및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서 정국이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이 문제가 내년 말 대선으로까지 연결될 경우 ‘공약 파기’ 논쟁이 대권쟁투의 프레임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청와대가 공약 파기 논란에 정면 대응하고 나선 것은 10년을 끌어온 영남권 신공항 갈등에 마침표를 찍고 청와대를 공격하려는 야권의 시도를 초기에 제압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약을 파기한 것이 아니다”며 “김해공항 확장이 사실상 신공항”이라고 밝히는 등 적극 방어했다.

이날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용역 결과 발표 전날인 20일 오후에 국토부로부터 그 결과를 처음 보고받았다. 보고는 강호인 국토부 장관이 직접 했다. 강 장관으로부터 김해공항 확장안을 담담하게 보고받은 박 대통령은 국토부 측에 “결과가 이렇게 났군요. 그대로 발표하세요. 발표할 때까지 보안을 부탁드립니다”는 세 문장의 메시지만 남겼다고 한다.

애초 청와대는 용역 발표를 국토부에 맡기는 등 ‘뜨거운 감자’인 신공항 논란에서 한발 떨어져 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일부 언론에서 ‘신공항 백지화’로 평가하는 보도를 확인하면서 적극 대응으로 돌아섰다는 후문이다.

청와대와 정부는 일제히 “영남권 신공항이 경남 밀양이나 부산 가덕도가 아닌 김해에 세워지게 된 것이기 때문에 ‘김해 신공항’이라고 부르는 게 맞다”는 논리를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일부 야권과 해당 지역 이해단체·주민 및 정치인들이 ‘신공항 공약 위반’을 내걸면서 반발을 계속할 경우 이 문제는 내년 대선에서 여권에 상당한 악재가 될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와 여권이 ‘김해신공항’론을 들고 나온 것은 공약 파기론에 앞서 정국의 프레임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계산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이르면 내주 국무회의 등 자리에서 신공항 입지 선정 결과에 대한 입장과 국론 분열 갈등에 대한 소회, 일부 지방자치단체장과 정치권의 지역이기주의 문제 등을 밝히는 안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만용·박수진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