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9일 새벽 서부지법 담을 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 법원에 진입한 이들 중 45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19일 서부지법을 습격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45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들 중 대부분은 전날 윤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가 끝난 뒤에도 법원 인근에서 시위를 벌이다가, 이날 오전 3시경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경찰 저지를 뚫고 내부로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담을 넘어 침입했으며, 정문과 유리창을 마구 깨부수고 경찰을 등 법원을 ‘무법지대’로 만들었다.

출입구 셔터를 올리고 난입한 지지자들은 “판사X 나오라”며 영장을 발부한 차은경 부장판사가 어디 있는지 찾기도 했다. 당시 차 부장판사는 경내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XX 다 죽여버려” 라고 소리 지르며 집기나 쓰레기를 던졌고, “윤석열 대통령”을 외치기도 했다. 그러다가 “이것은 대통령님이 원하는 게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하냐” 등 의견 차이로 인해 서로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의 난입을 생중계로 찍고 있던 한 유튜버는 자신이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장면까지 중계하기도 했다. 경찰에 검거되자 “딸려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들의 난동으로 법원 청사 외벽도 뜯어지고 부서졌다.

지지자들의 저항이 거세자, 경찰은 신체 보호복(진압복)을 입고 경찰봉을 갖춘 기동대를 투입하는 등 총 1400여 명을 동원했고, 오전 6시 무렵 법원 안팎의 시위대를 대부분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지지자 45명이 건조물 침입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전날 법원 담장을 넘는 등의 혐의로 체포된 40명을 포함해 이틀 간 85명이 연행됐다. 경찰 관계자는 “체포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은 법원 밖에서도 취재진을 위협하고 카메라를 빼앗거나, “진보 쪽 지지자 아니냐”며 행인들을 몰아세우는 등 크고 작은 실랑이를 벌였다.

한편, 법원 난입 사태로 12건 이상의 부상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마포소방서에 따르면, 윤 대통령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날 오전 3시부터 오전 7시 사이 서부지법 인근에서 12건의 부상 신고를 받았다. 소방은 현장에 출동해 이들을 응급조치하거나 병원으로 이송했다. 집계를 마치지 않은 만큼 부상자 규모는 늘어날 수 있다.

박동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