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中 조선소와 계약 취소
그리스 선주 발주분 사들여

세계 최대 유조선사인 노르웨이의 프론트라인이 저가 수주전 때문에 선택했던 중국 조선소와의 계약을 취소하고 현대중공업의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2척을 매입했다. 2척 추가 매입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선박계 최대 거물인 존 프레드릭센이 이끄는 노르웨이 프론트라인이 최근 1억6800만 달러(약 1969억 원) 규모의 현대중공업 VLCC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각 8400만 달러 규모의 선박 2척이 연말까지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은 현대중공업과 직접 거래한 것이 아니라 앞서 그리스 선주사 메트로스타가 현대중공업에 발주했던 2척을 프론트라인에 매각한 것이다. 메트로스타는 본 계약 외에도 추가로 2척 발주에 대한 ‘옵션 계약’(일종의 가계약)을 맺었는데, 프론트라인은 이 2척에 대해서도 매입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비슷한 가격인 척당 8500만 달러 선에서 거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계약은 프론트라인이 중국 진하이중공업에 VLCC 4척을 발주하기로 했던 것을 파기한 데 따른 것으로 저가보다 현대중공업의 뛰어난 기술이 경쟁력이 있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지난 5월 진하이중공업이 VLCC를 척당 7800만 달러라는 파격적으로 낮은 가격을 제시해 두 업체가 본 계약 전 단계인 의향서(LOI)를 체결했지만, 수주 진행과정에서 불안정한 부분이 많아 파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하이중공업이 7800만 달러를 제시한 것은 다른 중국 조선소들과 저가 수주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른 것으로, 원가에도 못 미쳐 크게 손실을 볼 수밖에 없는 가격이라 위험부담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