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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 전문가 소영진 변호사

“조정교부금은 14개 광역 시·도(서울, 세종시와 제주도 제외) 내 지방자치단체들이 조성하는 재원입니다. 돈을 모아 재정이 취약한 지자체를 지원해 광역 시·도 내 재정 불균형을 말 그대로 ‘조정’해주는 것이죠. 조정교부금은 이름 그대로 ‘조정’하는 데 써야 제대로 쓰는 것입니다.”

최근 행정자치부가 추진 중인 지방재정법 시행령 개정에 대해 법무법인 주원의 소영진(51·사진) 변호사는 7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조정교부금을 법 취지에 맞춰 활용해 지자체 간 재정 불균형을 최소화하자는 게 현재 행자부 조치의 핵심”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소 변호사는 행정법원 판사 출신으로 행정법 전문가다. 인터뷰 시작을 교과서의 한 구절을 말하듯 답한 것에 대해 그는 “당연한 것을 지금까지 당연하지 않게 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조정교부금이 조성돼 법취지와 달리 쓰인 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소 변호사는 현행 지방재정법 29조를 지적하면서 “행자부가 이번에야 시행령을 고쳐 현행법 취지에 맞춰 조정교부금 제도를 시행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재명 성남시장 등 경기도 내 3개 지방자치단체 단체장들이 행자부 조치에 반발해 단식 농성에 나선 것에 대해 “법에 문제가 있다면 법적 절차로 해결할 수 있으며 지자체 단체장이라면 우선 행동보다 법 절차에 따라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법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데는 그만큼 법적으로 논리가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성남시장 등은 7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안 철회를 촉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소 변호사는 “현실적으로 시위에 나선 ‘부자’ 지자체는 교부금이 줄면서 예산이 줄어드는 현실적인 불이익은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러한 이득은 앞에서 설명했지만, 법 취지에 어긋나는 문제가 있는 이득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엇보다 지자체장들이 국회 청원 등 법이 마련한 다양한 의사표현의 절차를 무시하고 먼저 행동으로 나선 것은 지역 이기주의를 부추기는 행동”이라며 “또 다른 의미의 포퓰리즘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지자체장들의 이번 농성의 목적이 반발을 ‘보여주고자 하는’ 데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소 변호사는 끝으로 “이번 행자부 조치를 통해 이제 모두를 위해 잘못을 바로잡아 정상으로 가야 한다. 재정이 열악한 곳에 조정교부금이 지원되는 게 맞다”며 “부자 지자체들이 합법적으로 행동하고, 국민의 발전을 도모하는 포용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박선호 기자 sh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