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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언론사 여론조사 510건 종합 분석

7일부터 선거일인 13일까지 실시된 선거용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된 가운데 이날까지 발표된 전국 169곳의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1, 2위 후보 간 격차가 오차범위 내 있는 경합 선거구가 전주 대비 10%포인트 증가했다. 선거일이 다가오면 판세 윤곽이 드러나기 마련이지만 이번 총선에선 수도권과 영호남 등에서 경합지가 늘어나는 등 시계 제로 혼전 양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발표된 여론조사 분석 결과 확인된 4·13 총선 중간 판세는 ‘오리무중 수도권’ ‘흔들리는 여야의 텃밭’ ‘여(與) 성향 충청권’으로 요약된다.

문화일보가 여야 후보가 확정된 지난달 24일부터 7일까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전국 언론사의 여론조사 510건(169개 선거구)을 분석한 결과 경합 지역은 40곳으로 나타났다. ‘경합’은 1, 2위 간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의 2분의 1 이내인 경우에 해당한다. 한 후보가 다소 우위를 보이긴 하지만 2위와의 격차가 오차범위 내에 있어 우세를 단정 짓기 어려운 ‘경합우세’ 지역도 169곳 중 51곳에 달했다.

이 중 새누리당의 경합우세 지역은 24곳, 더불어민주당의 경합우세 지역은 16곳이고, 나머지 11곳은 국민의당 후보 6곳, 무소속 후보 3곳, 정의당 후보 2곳이었다.

1, 2위 후보 간 격차가 오차범위 내에 있는 접전 지역(경합 지역 40곳+경합우세 지역 51곳)은 91곳으로 전체 여론조사가 실시된 선거구 중 54%에 달했다. 문화일보가 동일한 방식으로 7일 전 실시한 분석에서 이 같은 접전 지역이 44%였던 것과 비교하면 정확히 10%포인트 증가했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일주일 전에는 분석 지역이 104곳인 반면 이번에는 169곳이었다”며 “일반적으로 가장 관심도가 높은 지역, 후보 간 접전이 벌어지는 지역부터 여론조사가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총선의 전반적인 판세가 더욱더 접전 양상에 접어들었다는 추론을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오리무중 표심은 수도권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83곳 분석 대상 중 특정 후보가 우세인 지역은 36.0%인 30곳밖에 안 됐다. 나머지 53곳은 통계학적으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지역이었다. 특히 25곳은 경합 지역으로 분류됐는데, 인천은 11곳 중 5곳이 경합 지역이었다. 서울에서도 여론조사가 실시된 29개 선거구 중 9곳이 경합으로 분석됐다.

‘영남은 기호 1번, 호남은 기호 2번’ 등식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여야의 텃밭에서 민심의 반란이 여론조사 분석에서도 확인됐다. 영남의 5개 시도(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 중 여론조사가 이뤄진 27개 지역에서 새누리당이 우세한 곳은 44.4%인 12곳에 불과했다. 경합우세 지역까지 포함해도 절반을 겨우 넘는 15곳이었다. 반면 더민주 후보가 우세한 곳은 3곳, 무소속이 우세 또는 경합우세인 지역이 6곳 등으로 조사됐다.

호남에서 더민주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조사가 이뤄진 호남의 28곳 중 더민주 후보가 우세한 곳은 1곳, 경합우세 지역은 3곳에 불과했다. 반면 국민의당 우세 지역은 11곳, 국민의당 경합우세 지역은 5곳으로 국민의당 후보가 앞서가는 곳은 절반을 넘었다. 경합 지역은 7곳이었다. 광주의 8개 선거구 중 더민주의 우세 지역은 하나도 없었다. 국민의당 우세 지역 5곳, 경합우세 지역 2곳, 경합 지역 1곳으로 분석됐다. 충청·강원권에서는 28곳 중 새누리당의 우세 지역 18곳, 경합우세 지역 3곳 등 상대적으로 새누리당의 강세로 분석됐다.

한편 오차 범위를 벗어난 우세 지역의 경우 새누리당은 49곳, 더민주 13곳, 국민의당 11곳, 무소속 5곳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분석은 여론조사 기관과 논의를 거쳐 2위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를 넘어선 경우는 ‘우세’, 격차가 오차범위의 2분의 1 이내인 경우는 ‘경합’, 격차가 우세와 경합 사이에 있는 경우는 ‘경합우세’로 분류했다. 복수의 여론조사가 실시된 경우에는 여론조사 전문가와 함께 조사의 추이 및 지지율 격차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여론조사 실시 시점에 따른 조사 결과 추이에 일정한 가중치를 부여한 뒤 해당 선거구 1, 2위 후보 및 소속 정당의 의견을 물어 판세를 분석했다.

민병기·손우성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