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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진출해야 출전권 획득
아웃복싱 구사…스피드 탁월
주말도 ‘나홀로 연습’ 매진

오연지(26·인천시청·사진)는 여자복싱의 박성현에 비유된다. 티끌을 찾을 수 없을 만큼 깔끔한 미소년을 연상시킨다. 가냘픈 체구에 팔다리가 길어 여자복싱의 대표적인 ‘얼짱’으로 꼽힌다.

그러나 링 위에 오르면 ‘싸움닭’으로 변한다. 지는 건 결코 참지 못하는 승부욕을 지녔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체전을 5연패했고, 지난해 8월 중국 네이멍구에서 열린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인으론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지난 2월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제67회 스트란자국제대회에선 은메달을 획득했다. 최근의 상승세가 무섭기에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한국 여자복싱 사상 최초의 올림픽 메달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자복싱은 2012 런던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10체급인 남자부와 달리 여자복싱은 플라이급(51㎏), 라이트급(60㎏), 미들급(75㎏) 등 3체급만 올림픽에 초청된다. 메달 획득은 물론 올림픽 본선 진출도 ‘바늘구멍’에 비유될 만큼 힘들다. 한국 여자복싱은 런던올림픽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오연지는 라이트급이며, 평소 체중이 60㎏을 넘지 않아 감량의 부담이 없다. 오연지는 오는 23일부터 4월 3일까지 중국 첸안에서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아시아지역 선발전에 출전한다. 선발전에서 주어지는 올림픽 출전권은 체급별로 2장. 결승전에 진출해야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다. 오연지는 “중국의 라이벌 인준화를 넘어야 한다”며 “지금까지 3번 맞붙어 2번 이겼지만 절대 방심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전북 군산이 고향인 오연지는 중2 때 전 국가대표 출신인 외삼촌(전진철)이 운영하는 체육관에 놀러 갔다가 복싱과 인연을 맺었다. 감각을 타고난 덕에 복싱에 입문한 지 1년 만에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오연지의 장점은 스피드. 빠른 발놀림으로 상대의 주먹을 피하면서 쉴새 없이 잽을 날리는 아웃복싱을 구사한다.

오연지는 태릉선수촌에서 소문난 연습벌레다. 새벽, 오전, 오후, 야간 훈련을 빼놓지 않으며 주말에도 외박을 나가지 않고 ‘나홀로’ 트레이닝에 몰두한다. 오연지는 “훈련이 너무 많기에 쉬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올림픽을 떠올리며 참는다”며 “훈련 리듬이 깨지는 것 같아 최근엔 집에도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연지는 “실력보다 외모에 관심을 주는 분들이 많아 약간 부담스럽다”면서 “복서는 얼굴이 아니라 주먹으로 말하는 만큼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돌주먹을 날리겠다”고 약속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