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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명중 75명 새정치聯 소속
황당한 ‘예산 형평성 맞추기’에
시민들 “해도 너무한다” 비난

서울시의회가 22일 총 27조5037억 원의 ‘2016년도 서울시 예산’을 확정하면서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은 전액 삭감하고, 집행부의 예산안 원안엔 없던 민주노총 지원 보조금 15억 원은 일방적으로 되살려 “해도 너무한다”는 시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아이들 어쩌나… 서울시의회가 누리과정 예산 전액을 삭감하면서 내년 초 보육대란이 우려되는 가운데 23일 오전 한 직장인이 자녀를 안고 서울 중구 정동 서울시청어린이집으로 들어서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특히 누리과정 예산과 관련, 시의회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전액 삭감(미편성)과 형평을 맞춰 서울시교육청의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2521억 원)까지 전액 깎았다는 논리를 전개, 중앙정부와 대립 중인 진보 교육감들보다 한술 더 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진보 교육감들이 들어선 시교육청은 어린이집 과정은 법령상 중앙정부(보건복지부)가 부담할 몫이라며 편성조차 하지 않은 안을 시의회에 넘겼었다. 서울시의회는 이에 어린이집 예산뿐 아니라 유치원 예산까지 몽땅 없애버린 것이다. 그러면서도 서울지역 노동단체 지원 예산은 당초 21억600만 원에서 36억600만 원으로 15억 원(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지원액) 증액 편성해 통과시키는 이중성을 드러냈다.

서울시의회가 왜 이런 행태를 보이는지는 의원 구성에서 우선 원인을 엿볼 수 있다. 총 의원 106명 중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치색을 같이하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 75명(71%)으로 다수를 차지하고, 나머지가 새누리당 소속(29명), 무소속(1명) 등이다. 정원에서 빠진 1명은 지난 8월 재력가 청부살인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된 김형식(45) 전 의원이다. 구성부터가 이렇다 보니 정책 결정에서 박 시장과 ‘초록동색’일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대립각을 세운 데 이어, 내년 4월 총선 정치 시즌을 맞아 시의회까지 동조하고 나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알린 격”이라고 꼬집었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도 “중앙당만 바라보는 행태를 탈피하는 정당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윤림·최준영 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