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한성백제 왕성으로 전해지는 풍납토성 인근 주민들에 5년간 총 5137억 원을 투입해 토지보상을 마칠 계획이다. 시는 2020년까지 풍납토성 핵심지역의 토지보상을 마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한다. 서울시는 23일 문화재청과 함께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풍납토성 조기보상·세계유산 등재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시에 따르면 토지보상액 5137억 원은 국·시비 2855억 원과 지방채 2282억 원으로 구성된다. 지방채 발행 금액은 추후 문화재청에서 지급한다. 우선, 내년도 풍납토성 보상비는 문화재청, 기획재정부, 국회와 협의해 올해보다 71억 원 늘어난 571억 원으로 확정됐다. 보상방식은 2∼3권역 전체에서 왕궁 추정지 등 핵심지역을 추려 우선 보상하는 ‘선택과 집중’ 모델로 전환됐다. 시는 이들 지역에 대해 5년 내 우선 보상하고, 단계적으로 보상 지역을 확대해 풍납토성 발굴 사업의 속도를 낼 계획이다.

풍납토성은 지난 22년간 유구(遺構) 보존지역 1∼3권역 72만7005㎡ 중 35.1%에 불과한 25만5370㎡만 보상됐다. 현 보상비 수준으로는 보존지역 전체를 보상하는 데 수십 년 이상이 걸려 사실상 기약 없는 사업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토지 조기보상 대상지는 왕궁이 있던 곳으로 추정되는 2∼3권역 내 핵심지역과 기존에 보상을 신청한 지역 등 총 5만1000㎡다. 시는 아울러 내년 최초로 풍납토성 내 유적에 대해 기획발굴도 한다.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다가 유적 추정지가 발견되면 매입해 발굴하는 기존 방식에서 진일보한 것이다.

풍납토성은 한성백제시대(기원전 18년~기원후 475년) 도읍지라는 학계 견해가 지배적인 유적으로 사적 11호로 지정돼 있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