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답없는 정례회… 지난 11월 25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서울시의회 제264회 정례회에서 의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의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에 대한 반발로 서울시의회가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보육대란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23일 일선 보육 현장에 따르면 서울시의회가 22일 본회의에서 서울시교육청의 2016년도 예산안 중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2521억 원을 전액 삭감하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젊은 엄마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는 ‘점점 더 애 키우기 힘든 세상이 되고 있다’는 말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시교육청은 지난 11월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이 포함된 8조13억 원의 2016년도 예산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당시 시교육청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3807억 원은 전액 편성하지 않았다. 시의회가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마저 삭감하면서 내년 서울지역의 누리과정 예산은 한 푼도 없는 상황이다.

시교육청이 제출한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은 시의회 교육위원회를 거치면서 내부 유보금 항목으로 편성됐다. 유보금은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전용할 수 있다. 시교육청은 추경을 통해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한다는 계획이지만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교육위원회 역시 누리과정 지원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는 예산 편성이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난항이 예상된다. 누리과정 예산을 놓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시도교육청은 2년째 갈등하고 있다. 정부는 2011년 5월 만 5세에 누리과정을 2012년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했고, 2013년부터는 만 3∼4세로 시행 범위를 확대했다. 당시에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는 국고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으로 누리과정 예산을 분담하고, 2015년부터는 전액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충당하기로 계획했다. 하지만 세수 증가세 둔화 등으로 시도교육청의 살림살이가 빠듯해지면서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의 갈등이 커지기 시작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