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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貨·엔貨 ‘환율전쟁’
수출확대정책 필요할 때

미국 금리 인상, 중국 성장둔화로 한국경제의 수출 성장 엔진이 붕괴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경제 전문가들은 “점진적으로 원화를 평가절하해 우리 기업에 숨통을 터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5일 한국경제연구원이 개최한 ‘2016년 한국경제 5대 이슈’ 정책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는 내수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해 성장률을 높이기 어려운 구조다. 수출을 통해 외국에서 국부를 벌어와 성장률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연구실 연구위원도 “수출 경쟁력 유지를 위해 원화와 엔, 위안화 간 환율의 적정수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환율정책을 구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중국과 일본이 수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국 통화 약세 정책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환율은 수출에 가장 크고 확실한 영향을 미치는데, 우리만 손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한 “중국 경제가 변화하고 있는 만큼, 가공무역보다는 직접 중국 내수시장에 진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도 “슈퍼 달러, 초 엔저, 위안화 약세 현상을 염두에 두고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 긴급대응계획이 시급하다”며 “엔화와 위안화 약세에 부응해 점진적으로 원화 약세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 동시에 과도한 자본이동을 규제하기 위해 정책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또한 “외화 유동성 점검도 중요한 과제인 만큼, 외화 유동성 관리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우호국과의 통화스와프 등 2선 외화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이 20년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양적 완화에 의한 엔화 평가절하를 시행, 수출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위안화와 엔화의 평가절하만큼 원화를 절하해 수출을 늘리는 정책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교수는 “원화의 급격한 평가절하는 자본유출 속도를 높일 수 있어 점진적으로 환율을 높이는 것이 낫다”고 당부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