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과학기술수준 조사서
각국, 사이버무기 개발 총력

정보기술(IT) 강국을 자처하는 한국의 사이버전 체계 기술 수준은 이란보다 낮은 11위로 조사됐다.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은 2일 발간한 ‘2015 국가별 국방과학기술수준조사서’를 통해 이 같은 국가별 순위를 처음 발표했다. 기품원은 “미국·중국·이스라엘 등 사이버전 최선진국들은 공격적인 사이버 무기 개발에 국가 역량을 집중하는 데 비해 한국은 외부 공격에 취약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기품원이 3년마다 발간하는 국방과학기술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방위산업 16개 선진국을 대상으로 올해 처음 사이버전체계 분야 전문가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 사이버전 체계 1위인 미국을 100으로 정할 경우, 2위는 중국(93%), 3위는 이스라엘(91%), 공동 4위는 러시아·영국(90%) 등으로 나타났다. 공동 6위인 일본·독일(85%), 8위 프랑스(84%), 공동 9위 캐나다·이란(83%)에 이어 한국은 82%로 11위였다. 기품원 측은 “중국은 500명 이상의 군인이 한국과 대만, 인도, 일본을 대상으로 모의 사이버 공격 실전 훈련을 실시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특히 강력한 사이버 공격 역량과 함께 ‘사이버 아이언돔’이라는 방어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됐다. 일본은 사이버전 분야에 5000억 원 이상을 집행하는 등 사이버 예산 비중을 높이고 국가가 직접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법률을 제정했으며, 특별방위조직인 사이버방위대를 창설, 운영하고 있다.

미국은 국가안전보장국(NSA) 산하에 3000여 명의 해킹 인력을 보유하고 있고 이 중 80%는 공세적 대응 분야에 속할 정도로 공격 분야에 치중하고 있다고 기품원은 전했다. 기품원은 “2011년 사이버전 선언과 함께 전담부대를 창설한 이란의 경우 북한과 해킹 관련 상호협정을 맺어 서방국가에 대한 다양한 해킹 정보 및 공격기법을 공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품원은 “한국은 제도적인 발전과 정보보호 관련 학계·산업계 성숙도는 높으나 외부 공격시 공세적 대응 수행 경험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