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정책… “필요하다” 8.0% vs “그렇지않다” 70.0%

반기업정서 원인… ‘인식부족’ 37.5% - ‘과거정경유착’ 14.0%

해결방안… ‘시장경제 교육’ 37.2% - ‘지배구조개선’ 27.4%

국내 경제 전문가 10명 중 9명은 우리나라 전반에 반(反)기업 정서가 높게 형성돼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 30일 국내 경제·경영연구소장, 경제·경영학 전공 교수 등 전문가 50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반기업 정서 실태’ 설문조사에서 ‘한국의 반기업 정서 수준이 어떻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96.0%가 ‘높은 편’(‘높은 편이다’ 64.0%, ‘매우 높다’ 32.0%)이라고 답했다. ‘경제민주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70.0%가 ‘아니오’라고 답했고,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8.0%에 불과했다.

반기업 정서가 존재하는 원인에 대해 응답자의 37.5%가 ‘기업가에 대한 인식 또는 교육 부족’이라고 답했고, 이어 ‘시민단체의 대기업 때리기 이슈 제기’(20.0%), ‘경제력 집중’(16.0%), ‘과거의 정경유착’(14.0%),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정책’(14.0%) 등의 순이었다. 반기업 정서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시장경제 교육 확대’(37.2%)를 가장 많이 꼽았고 ‘지배구조 개선 및 경영 투명성 제고’(27.4%), ‘정치권의 국민 정서를 이용하는 관행 자제’(21.5%)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한경연이 전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대기업·기업인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를 담은 ‘한국의 반기업 정서, 특징과 원인 진단’ 보고서에선 공무원 집단의 대기업에 대한 반감지수가 0.184로, 중소기업 종사자·공무원·전문직 종사자·자영업자·대기업 종사자 직업군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기업규제에 대한 공무원의 인식과 태도와 관련해 주목할 부분”이라고 해석했다.

보고서는 특히 “반기업 정서는 선거가 있는 해에 크게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정치인들이 사적인 정치소득을 위해 반기업 정서를 이용하고 조장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지적했다.

김도훈 산업연구원(KIET) 원장은 “우리나라에서는 ‘강자 대 약자’의 관점 등 정치적·도덕적 기준으로 기업을 평가하다 보니 반기업 정서가 높아질 수밖에 없고, 결국 이것이 기업 경영을 어렵게 하는 정책으로 이어진다”며 “얼마나 좋은 제품을 만들고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지 등 경제적 관점에서 기업을 평가하는 풍토가 형성돼야 비생산적인 반기업 정서를 낮추고 기업의 올바른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