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특화산업클러스터 조성키로
2018년까지 수제화·패션 유치

2005년 이후 수제화 제작 등 토착 산업이 쇠락해 지역경제가 침체되는 어려움을 겪어온 서울 성동구 성수동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돼 주목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22일 성수동을 찾아 서울숲 인근에 성수 특화산업 종합지원센터를 건립하는 등 1만㎡ 규모의 ‘성수 특화산업 클러스터’를 2018년까지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산업기반을 확충하고, 영세업체의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청년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일자리로 이어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성수동은 최근 사회적 혁신가와 젊은 디자이너 등이 모여들면서 뜨는 동네가 됐다. 하지만 인력 고령화, 낮은 임금 등은 여전히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시는 성수동이 포함된 성동구가 8월 서울시 사회적경제 특구로 지정된 만큼 ‘사회적경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제2의 도약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시와 구는 사회적경제 특구 사업비 등을 활용해 영세업체·협회·협동조합이 협업할 수 있는 공동작업장과 판매장을 만들고, 영세업체들이 협동조합형 종합상사를 만들어 판로 개척에 나설 수 있게 지원한다. 수제화 등 전문기술을 배울 수 있는 사회적경제 기술창업학교도 2018년 개교하며, 청년활동지원센터도 내년에 들어선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작품으로 가방을 만들어 판매하는 ‘마리몬드’처럼 디자인에 사회적 가치를 담는 업체에 제품 개발비를 지원하기 위한 경연도 열린다. 시는 또 한양여대, 성수동 사회적경제협의체, 주민자치위원회 등 10개 기관과 협약을 체결, 성수 지역 상생협력 거버넌스를 구성해 지역특화산업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성수동은 몇 년 전부터 젊은 사회적기업가가 모여들기 시작해 동네 분위기가 크게 바뀌고 있다.

성수1동에는 사회혁신 기업가가 모여 살며 서로 영감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공동 주거·업무공간인 ‘디웰’이 자리하고 있다. 골목 곳곳에 감각이 돋보이는 레스토랑·공방·카페 등 복합문화예술 공간이 들어섰다. 준공업지인 만큼 과거 여러 공장이 들어섰다 문을 닫아 을씨년스러운 느낌을 풍기던 자리는 예술가들의 작업실과 스튜디오로 재탄생했다. 성수동이 서울의 ‘브루클린’으로 불리는 이유다.

시는 이 지역이 명실상부한 사회적경제 공간으로 자리 잡도록 인근의 성수동 수제화 거리와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조성될 클러스터에는 △수제화·패션잡화·봉제 업체가 입주할 수 있는 사무실 △입주기업 지원시설(IT, 세무, 법무, 마케팅 등) △사회적경제 기술창업학교 △공동작업장 등이 한곳에 자리하게 된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