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부드러운 환담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중국 인민의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전쟁 승리 70주년’ 기념행사 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오찬 리셉션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왼쪽) 여사와 환담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청사 재개관 맞아 첫 방문
“역사는 결코 잊지 않는다”
日 등 전세계에 각인시켜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방문 마지막 날 상하이(上海)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재개관식에 참석한 것은 ‘역사를 결코 잊지 않는다’는 의지를 전세계 특히 일본에 각인시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상하이를 방문 중인 박 대통령은 4일 오전 일제 강점기 항일 독립운동의 본산이었던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의 재개관식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이 상하이 임정 청사를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전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렸던 중국의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에 참석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섰던 만큼 이날의 임정 청사 방문 역시 동북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청와대는 “박 대통령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우리 민족의 주권 회복에 대한 희망을 주도했던 상하이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 재개관식 행사에 참석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와 상하이시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임정 청사 재개관식 참석에는 크게 세 가지 정도의 복선을 내포하고 있다. 먼저 임시정부와 대한민국으로 이어지는 정통성과 법통을 재확인하고 박근혜정부가 이를 계승, 발전시켜 나갈 것임을 선언하는 동시에 항일 독립운동의 역사를 간직하고 보존해 나가겠다고 약속하는 것이다.

둘째는 일본을 향해 강제동원 일본군 위안부를 비롯한 과거사 왜곡으로 동북아 미래의 발목을 붙잡지 말라고 ‘경고’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셋째는 중국에 대해 같은 항일투쟁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친구’라는 인식을 재확인시키겠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동북아의 미래를 위해서는 한국, 중국, 일본 3국이 손을 잡아야 하고, 불행했던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도 역사를 잊지 않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셈이다.

이날 박 대통령은 임시정부 청사에 도착해 국가보훈처장의 안내로 원로 애국지사, 독립유공자 후손 등과 악수를 나눴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독립투사들과 나라를 되찾으려고 나섰던 선열들의 후손들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재개관식 행사에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비롯한 우리 정부 요인들과 임시정부의 수반이었던 이승만, 박은식, 이상룡, 김구 선생의 후손들과 기념사업회 대표, 김우전 원로 애국지사, 중국인 독립유공자 저보성 씨 후손 등 약 50명이 참석했다.

특히 김구 주석의 비서였던 김우전 지사는 1944년 5월 15일 한국광복군에 입대하여 제3지대 창설요원으로 활약했다.

중국인 독립유공자 저보성 씨는 저장(浙江)성 가흥 출신으로 1932년 윤봉길 의사 의거 이후 일본 경찰의 추격을 받고 있던 김구 선생 등 임시정부의 주요 요인들을 피신시키고 신변을 보호하는 등 독립운동을 적극 지원했다.

상하이 = 이제교 기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