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회담 불발 불안감
‘中경도론’ 부각 안간힘
일부 ‘朴-민비’ 비유까지

일본은 2일 한·중 정상회담에 대해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은 우익 언론들을 내세워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행보를 비판하는가 하면 앞다퉈 ‘한국의 중국 경도론’을 부각시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 인민의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전쟁 승리 70주년(전승절)’ 행사에 아베 총리가 불참하면서 중·일 정상회담이 불발된 상황에서 한·중 밀착으로 일본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으로 해석된다.

더구나 산케이(産經) 등은 한·미 동맹의 균열을 잇달아 제기했고, 심지어 박 대통령을 일본 낭인들에게 암살된 명성황후에 비유하는 등 극단적인 언어 도발도 서슴지 않고 있다. 교도(共同)통신은 2일자 한·중 정상회담 관련 기사에서 “중국을 향한 한국의 접근이 한층 선명해진 모양새”라며 “(한·중 정상이) 회담이나 비공식적 석상에서 일본과의 역사 문제를 화제로 삼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또 박 대통령이 열병식(3일)을 참관키로 한 결정에 대해 “대중 관계를 대미 관계보다 아래에 두지 않을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극우 언론 산케이의 노구치 히로유키(野口裕之) 정치부 전문위원은 “이씨 조선(조선시대)에는 박 대통령 같은 여성 권력자가 있었다”며 박 대통령을 ‘민비’(일본에서 명성황후를 낮춰 부르는 말)에 비유해 파문을 낳았다. 요미우리(讀賣)신문 인터넷판은 지난 27일 “박근혜 정권의 중국 중시 자세가 한층 부각됐다”고 평가하고 “구미 선진국의 정상이 참가를 보류하는 와중에 박 대통령만 돌출하는 형태가 된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행태는 중·일 정상회담을 추진해온 아베 총리 내각이 얼마나 긴장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지표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지난 4월 반둥회의 때 한국이 불참한 사이 중·일 정상회담이 성사돼 한국 외교 고립론이 불거졌던 것과 정반대의 상황이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