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교육서비스 피해구제 매년 증가
2011년 285건→2014년 404건 ‘껑충’

김현주(47) 씨는 최근 가정 방문한 모 인터넷 강의 학습지 판매원의 감언이설에 현혹돼 중학생 자녀의 전 과목 학습을 위해 2년간 인터넷 강의 학습을 받기로 하고 450만 원을 12개월 할부로 신용카드 결제를 했다.

며칠 후,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해당 업체에 대한 얘기가 있어 살펴보았더니, 계약 해지를 해 주지 않고 있다는 피해를 당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꽤 많이 올라 있었다. 불안한 생각이 든 김 씨는 해당 업체에 연락해 계약해지 및 신용카드 승인 취소를 요구했다.

그러나 업체는 계약서에 판매자가 특별약관으로 직접 적은 ‘16개월 이전에 해지는 불가’하다는 내용에 동의하고 사인까지 했기 때문에 해지를 해 줄 수 없다며 배짱을 부렸다. 인터넷에서 보았던 피해를 자신도 당한 것이다. 김 씨는 계약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고, 인터넷 강의도 아직 한 번도 이용하지 않았는데 해지가 안 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항의했지만 업체는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김 씨는 소비자단체에 상담을 의뢰했다. 한국소비자연맹은 김 씨의 신고를 접수하고, 해당 업체에 “정보·통신 기술 등을 활용한 원격 학교 교과 교습의 경우, 반환금액은 교습내용을 실제 수강한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뺀 금액으로 한다”는 ‘학원 운영법에 대한 분쟁해결기준’을 설명하고 전액 환급을 요구했다.

그러나 해당 업체는 소비자가 계약서에 직접 사인을 했다는 이유로 16개월 이후에나 해지가 가능하다며 계약해지 요구를 거절했다. 이에 소비자연맹은 할부거래법에 따라 7일 이내에는 청약 철회가 가능함을 알리고, 신용카드사를 통해 할부거래법에 따라 결제금액 전액을 취소 처리해 달라고 요청해 카드 결제를 취소 처리했다.

27일 소비자단체 등에 따르면 가을 학기가 다가오면서 학습지 방문 판매에 대한 피해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11년 285건이었던 인터넷 교육서비스 피해구제 건수는 지난해에는 404건으로 늘어났다. 피해 사례의 대부분은 계약 해지를 거절한다는 내용이다. 혹여 계약해지를 해 주더라도 과도한 위약금을 요구하거나 환급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는 등 소비자들의 애를 먹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피해자들의 절반 이상이 초·중·고교생들이어서 자녀들은 물론, 부모들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거액의 장기 계약을 체결할 때는 신중히 알아보고 판단해야 하며, 계약 해지에 대한 조항 등을 반드시 확인해 봐야 한다”며 “무료로 제공되는 사은품 같은 것도 향후 문제가 발생했을 때 또 다른 문제가 될 수 있으니 가급적 받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