低성장에 원·달러환율상승 영향
작년 2만7963→올 2만7600달러

2006년 2만달러 달성 이후
10년째‘3만달러 이하’ 답보

올해 우리나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글로벌 경기 부진과 저성장,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지난 2006년 2만 달러를 넘긴 1인당 GDP가 올해로 10년째 3만 달러 밑에서 답보상태를 이어갈 공산이 커졌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개막은 다시 멀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27일 국내외 경제예측 기관들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1인당 GDP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시달리던 2009년(1만8346.3달러)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우리나라 1인당 GDP가 2만7600달러 선에 머물며 지난해(2만7963.6달러)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실질경제성장률 2.6%와 GDP디플레이터 증가율 1.5%, 원·달러 평균 환율 1109원 등을 가정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통계상으로도 올해 우리나라 1인당 GDP는 지난해보다 하락할 우려가 있다. IMF 통계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1인당 GDP는 원화 기준으로 3116만146원으로 추정된다. 올해 원·달러 환율이 1120원 수준을 기록하면 1인당 GDP는 2만7822달러로 떨어지게 된다.

지난해 평균 1053.22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올해 상반기에 평균 1098.99원으로 올랐고, 24일 현재 1162.30원을 기록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강달러(달러 가치 상승) 흐름으로 원·달러 환율은 더욱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IMF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한국은행(2.8%)이나 정부(3.1%)보다 높은 3.3%로 잡고 있다는 점도 성장률 하락에 따른 1인당 GDP 감소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경제성장률이 내림세이고, 지난해 도움을 줬던 환율은 상승하면서 올해 1인당 GDP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1인당 GDP를 고려한 단기 부양보다는 성장세가 이어질 수 있도록 체질 개선과 함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